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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 Jul 25. 2024

사고뭉치 딸

인내의 등원준비

6시쯤 눈을 떴다. 아내 없이 홀로 아기랑 지난밤을 보냈다. 기억에 새벽 4, 5 시쯤 깨서, 침대 옆에 있는 아기 침대에 갔나 보다. 자고 일어나니 두 다리를 우리 침대 위로 올리고 아기 옆에 있었다. 여성들 다리 부기 빠지는 자세로 자고 있었다. 아기가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피하느라 그랬는데, 이렇게 자도 괜찮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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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에 일어날까 생각하며 뭉그적거리고 있을 때 아기가 울면서 깨어났다. 이유는 도대체 모르겠다. 다리 들어 이불 차면서 우는 걸로 배가 아픈 거 같기도 한데 정확한 건 모르겠다. 달래주고 손잡아주고 하는데도 잘 해결은 안 된다. 동시에 너무 소변이 마려워서 아기한테 양해를 구하고 (뭐 그렇다고 듣지도 않지만) 화장실로 뛰어갔다.


아기는 여전히 울고 있다. 다시 돌아와 잠깐의 스트레칭 후 아기를 안아줬다. 일어나자마자 바로 아기를 안으면 허리가 너무 안 좋아진다. 그래서 최대한 바로 안으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아기 울 때 안으면 거실로 나가자고 한다. 거실로 나가면 어디로 가자고 하는데 알 수 없다. 결국 소파로 가서 등을 두드려주면서 진정시켰다 그렇게 5 분, 10 분 동안 시간을 보낸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출근해야 된다.


우선 씻으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아기는 내가 대변볼 때나 씻을 때 화장실 문 열고 지켜보기 때문에 세팅이 필요하다.

싱크대 높은 곳에 앉아 있으면 얌전해진다. 그런 포인트들이 있다. 싱크대에 앉혀놓고 우유와 오트밀을 살짝 끓여서 따뜻하게 한 뒤, 너무 뜨겁지 않게 냉동실 잠깐 넣어놨다. 아기를 얼른 아기 식탁에 앉히고 오트밀을 줬다. 그렇게 해놓고, 나는 씻으러 갔다. 씻으면서 전화 영어를 그냥 했다. 물 틀어놓고 비매너긴 한데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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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나와 보니까 아기가 우유를 식탁 위에 쏟고 그릇을 바닥에 던져놓고 드셨다. 그래서 속옷만 입고 바로 아기를 안고 나와서 진정시켜 줬다. 아빠가 좀 오랜 시간 동안 없어서 짜증을 낸 것 같다. 밥 먹을 시간은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우유의 단백질 파우더만 챙겨놓고 영양제로 달래 보려 했다.


결국 사건이 터졌다. 아기가 영양제를 던져서 내 옷과 바닥에 다 튀었다. 옷을 다시 갈아입고 다시 씻고 난리였다. 아기도 미안했는지 내 눈치를 보다가 내가 손 들어하니까 두 손을 들었다. 그래서 너무 귀여워서 용서해 준다고 말하고 꼭 안아줬다

잘못했을 때는 확실하게 얘기를 하고 그리고 정확하게 용서를 해줘야 된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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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아기가 좀 순해져 순조롭게 침대에 눕혀서 바지와 상의와 양말을 입힌다. 그리고 잠깐 기다리게 한 뒤에 우유와 파우더를 먹고 서둘러 옷을 마저 입었다


그리고서는 등원을 하려 했는데 밖에 나가보니 택배가 쌓여 있었다.


어제 아내가 냉동실과 냉장고에 넣어놓으라고 말했던 각종 야채 채소와 해산물이었다. 어젯밤에 냉장고에 넣어둔다 답변을 해 놓고 피곤해서 잠들었나 보다. 그래서 급하게 냉장고에 넣고 있자니 아내가 돌아왔다. 난 미안했으나, 지기 싫었는지 어깃장을 논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렇게 정리를 마저 하고 아기와 빠르게 등원을 나갔다. 등원하는 길 끝까지 안고 갔다 다행히 비는 안 와서 우산을 드는 수고로움은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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