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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 Oct 25. 2023

영장류 가격과 신약 개발의 성공

천정부지 원숭이 가격에 등골 휘는 바이오텍

비임상 실험용 영장류
(Non-human Primate, NHP) 수급 문제가  
코로나19 이후 계속되고 있다.
수급 문제로 영장류의 몸값이 치솟아 국내 신약, 의료기기 바이오텍 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특히 바이오 신약은 항체 기반이 다수기 때문에 인간과 90% 이상의 유전자 서열을 보이는 영장류가 중요하다.


NHP는 분류학상 인간과 같은 영장목에 속해 있으며, 주로 붉은털원숭이(Rhesus monkey, Macaca mulatta)와 게잡이원숭이(Crab eating monkey, Cynomologus monkey, Macaca fascicularis)가 있다.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용된 영장류 중 약 2/3가 붉은털 원숭이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영장류 가격에 민감한 이유는 실험 동물종이 인간과 유사할수록 실험의 결과가 인간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약 라이선스 아웃 (License-out, L/O)에 있어 글로벌 빅파마들이 영장류 시험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바이오 신약의 약 70% 정도가 영장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Toxicology(독성 시험)에 약 40마리, Drug metabolism test(약물 대시 사험)에 약 20마리 즉, 신약 개발에 최소 60마리 정도의 영장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어찌어찌해서 영장류 실험을 진행해도 수급 문제로 인해 개체수가 모자라면 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떨어져 빅파마들과의 L/O 논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영장류는 멸종위기종으로 멸종위기 동식물의 국가 간 교역에 관한 국제적 협엽(CITES)에 분류되어 보호받고 있다. 수출 국가에서는 쿼터제를 시행해 양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초 중국 당국에서 동물 수출 금지령 이후수급 문제는 심화되었다.


전 세계 공급량의 많은 양을 책임지던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동물 수출 금지를 선언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가 부족한 수요를 충당했으나, 작년 말 캄보디아에서 야생 원숭이를 미국으로 밀수시킨 것이 드러나, 글로벌 CRO들이 캄보디아 영장류 사용을 줄였다. 따라서 현재는 베트남이 주요 수출국이다.


올해 상반기 영장류 가격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10배가 올라 개당 7000~8000만 원선이다. 일반 직장인의 1년 연봉보다 높으니 국내 CRO와 바이오텍에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베트남에서도 영장류 공급망을 틀어잡고, 독과점으로 가격을 조절해 몇 개 없는 수입 판로도 위험하다고 한다.


코아스템켐온, 베트남 기업과 영장류 독점 계약 체결

http://m.newsprime.co.kr/section_view.html?no=610945


국내에서 영장류를 직접 키워 대응하는 건 인프라, 기술, 인력면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암컷 개체가 출산할 수 있는 비율은 60% 정도이다. 새끼 원숭이가 비임상시험에 사용하기까지는 대략 2년 이상을 키워야 한다.


원숭이의 임신기간은 대략 150~200일이고, 한 번 임신한 개체를 다시 임신시키기까지 약 20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지금부터 계획하더라도 원숭이 사육시설 건설부터, 법정 검역기간 등 시험에 사용할 영장류를 육성하기 위해서 최소 5년이 소요된다. 게다가 자연이 아닌 인위적인 시설에서 사육하는 거, 전문적 사육관리 인원 확보 및 교육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영장류 실험을 대체하기 위해 각종 대체시험법 개발이 근래 들어 진행 중에 있지만 상용화되기까지 적어도 10~2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은 영장류 실험에 기댈 수밖에 없고,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라서 영장류에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영장류 가격은 국내 신약 개발에 하나의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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