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그리는 이정표

결국 나를 안아주는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by 박지숙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으나

그 길을 걷는 것은 발이 아니라

마음이었습니다.


조급함에 쫓겨 달리던 날의 길은

나를 잡아채는 덩굴진 가시덩굴이었고,

누군가의 인정을 갈구하며 걷던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사막이었습니다.


내 안의 파도가 사나워 눈을 감으면

세상은 온통 벼랑 끝 낭떠러지였다가,

스스로를 보듬으며 천천히 숨을 고르면

비로소 발밑에 핀 작은 풀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증명해야 한다는 독기가 눈을 가릴 땐

가야 할 목적지만이

칼날처럼 날카롭더니,

비우고 내려놓아 마음이 투명해진 날엔

굽이진 골목마다 다정한 햇살이 마중을 나옵니다.


결국 길은 밖이 아니라

내 안의 풍경이 투영된 거울이었습니다.


오늘 내가 걷는 이 길은 어떤 모습인가요.

돌자갈 가득한 거친 길이라 원망하기보다

그 길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렌즈를

따스한 사랑으로 먼저 닦아내 봅니다.


내 마음이 평온의 무늬를 그리면

세상의 모든 길은

결국 나를 안아주는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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