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사람입니다.
누구든 나를 찾아주기를
바랐던 적이 있습니다.
모두가 나를 원하고,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세상
그 숨 가쁜 기대의 한복판에 서 있을 때
나는 비로소 살아있다고 믿었습니다.
사람에 지쳐,
기대에 허덕이다
문득 이곳이 나 없이도 돌아가기를 기도하던 밤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뒷걸음질 쳤습니다.
도망치듯 빠져나온
그 자리 뒤로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고요히 흘러갔습니다.
다 내려놓고 보니 알았습니다.
나를 찾던 수많은 손길은
나의 영혼이 아닌
내가 내어준 '필요'를 붙잡고 있었다는 것을.
필요의 계절이 지나가자
사람들은 떠나고
덩그러니 남겨진
나는 무가치한 껍데기만 같았습니다.
그 서늘한 정적 속에서
비로소 고개를 들어 봅니다.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 애쓰던 시간 동안
정작 나 자신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타인의 부름에 대답하느라
나의 목소리를 외면했던
긴 세월을 지나
이제야 나는 나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웁니다.
누군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가 나를 원해주는 것,
세상이 매긴 가치보다
내가 나에게 매겨준 온기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
이 고요가 비참함이 아닌,
나를 만나는 축복임을 압니다.
나는 더 이상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부품이 아니라
오직 나라는 이유로 소중한,
단 하나의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