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함의 대상

by 서연필

단골 파스타 가게.

홀서빙 하는 사람의 표정을 유심히 본다.

동시에 수십 개의 테이블에서 빗발치는 총알을 받아내느라 눈과 입이 빠르게 움직인다.

더러는 불만에, 더러는 반복되는 요구에..

오라 가라 재촉이 사람을 녹여버리는 것 같다.

바다거북 같은 나의 속도로는 죽어도 감당 못할 일이다.


오랜만에 찾은 가게.

응? 홀 직원이 없다.

직원대신 야옹야옹하며 네모난 얼굴에 귀여운 표정의 고양이 로봇이 서빙을 한다.

쓰다듬어 줬더니 좋아한다. 기분이 좋아 말도 걸어본다. 대답은 못하나 보다.

지나가는 길이 정해져 있는 듯 동선이 칼각이다.

얼굴 한 번 더 보려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한다.

음식을 가져오더니 나더러 접시를 옮기란다.

"아이쿠 황송합니다요."

냉큼 일어나 아주 신속하게 시키는 대로 했다.

다시 한번 머리를 쓰다듬었다. 또 좋아한다. 표정이 귀여워 죽겠다.


길들여지는 건가..

순간 인지부조화가 온다.

옆 테이블, 건너 테이블, 저 끝 테이블에 앉은 모든 이가 고양이 로봇에게 친절하다.

사람에게 하는 것과 너무 다른데?

불만 없고, 복종하고, 좋아하는 모습


다들 군말 없이 식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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