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를 바꾸어 남아 있는 것들
언제부터인가 밤에 자주 잠이 깨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일터에 나가 한꺼번에 많은 일을 처리하다 보면
분명히 실수가 생기고
바쁜 일과로 마음 쓰지 못한 일 때문에
미안한 순간들이 생긴다.
어떤 사람은 친구가 많아서 매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어떤 사람은 좋은 회사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다.
누군가는 재능이 좋아 운동선수가 되고 음악가가 된다.
그 모든 것이 부러웠던 때가 있다.
그들의 삶이 부럽고,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샘났다.
내가 하는 일이 별 볼 일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매달 받는 급여가 너무 적어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고
내가 마음 쓸 수 있는 마음의 크기도
정해져 있음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오늘을 열심히 살기로 한다.
질량 총량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나도
전체의 양은 변하지 않는다는 법칙.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삶도 비슷한 면이 있다.
어느 날은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다가도
또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무거워진다.
누군가를 향한 애정이 줄어든 것 같다가도
다른 자리에서 조용히 더 깊어진다.
젊음의 체력이 빠져나간 자리는
속도를 조절하는 감각이 채우고,
쉽게 상처받던 마음의 자리는
천천히 단단한 결로 바뀌어 간다.
사라진 것처럼 보이던 것들이
사실은 다른 형태로 내 안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조금은 묵직하고 조금은 느린 방식으로.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여전히 작은 실수들 속에서 하루를 산다.
하지만 그 모든 흔들림을 겪으며도
내 삶의 총량은 크게 변한 적이 없다.
그저 형태만 달라져서 내 안 어딘가에 계속 머물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어떤 삶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가진 만큼의 마음과 힘으로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살아보려 한다.
삶이라는 저울 위에서
변해가는 무게를 느끼며
조용히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 흔들림조차
내가 살아 있다는 하나의 증거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