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

내 인생을 걸어봅니다.

by 김현정

연일 이어지는 뉴스 앞에서

가슴이 쪼그라듭니다.

숫자들은 빠르게 오르고

골목의 숨소리는 점점 낮아집니다.


집을 끌어안고 버티는 사람도

끝내 집 밖에 남은 사람도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채

아우성을 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더 나은 나라를 찾아 떠나고

돈을 벌기 위해

누군가는 이 나라로 들어옵니다.


다른 나라로 간 사람은

그곳의 언어와 공기에

끝내 온전히 섞이지 못하고

우리는 우리 땅에 들어온 이들에게

생각보다 쉽게

차가운 시선을 보냅니다.


나는 오늘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서툴러서

일을 잘 해내지 못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알면서도

외면한 채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나는 또 말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한 사람만이라도

마음을 다해 자신의 일을 잘 해낸다면

누군가는 느리고

누군가는 비켜서 있더라도

우리의 일터는

조금씩, 분명히

나아질 거라고 말입니다.


모두가 처음부터 잘하면 좋겠지만

나부터 잘한다면

세상은 아주 조금씩

좋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더 이상 미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미운 사람도

나쁜 사람도

더 나쁜 사람도 많지만

그럼에도 끝내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좋은 사람들이 있기에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를 사랑하기로 합니다.


내가 내 가족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결국 사랑하는 것처럼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

내 인생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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