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것을 맞다고 말해도

믿지 않는다.

by 김현정

맞는 것을 맞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해도

역시 믿지 않는다.


사람은 생각보다

잘 속는 존재다.


오래 이야기하고,

다시 설명해도

결국 사람은

자기가 이미 정해둔 쪽으로 믿는다.


그래서 가끔은

나도 헷갈린다.

이게 진짜인지,

내가 보고 있는 게 가짜인지.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거라면

그래,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스스로를 설득해 본다.


그건 배려라기보다는

기운이 빠졌기 때문이고,

열의가 닳아버렸기 때문이다.

더 붙잡지 않고

그 자리에 두는 법을 배운다.


살다 보니

사람마다 사정이 있고,

이해의 깊이도,

실력의 밀도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의외로 대부분이라는 것도.


사람은 생각보다

잘 속는 존재다.


자신이 옳다고 굳게 믿는 사람일수록

너무 쉽게 속고,

또 너무 쉽게 누군가를 속인다.

단단한 갑옷은

때로 가장 얇은 방패가 된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절실함을 고른다.

지금을 살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

오늘이 중요한 사람과

같이 가겠다고 마음먹는다.


사람은 생각보다

잘 속는 존재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절실함을 찾는다.


점점 식어가는 내 마음을

다독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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