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않는다.
맞는 것을 맞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해도
역시 믿지 않는다.
사람은 생각보다
잘 속는 존재다.
오래 이야기하고,
다시 설명해도
결국 사람은
자기가 이미 정해둔 쪽으로 믿는다.
그래서 가끔은
나도 헷갈린다.
이게 진짜인지,
내가 보고 있는 게 가짜인지.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거라면
그래,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스스로를 설득해 본다.
그건 배려라기보다는
기운이 빠졌기 때문이고,
열의가 닳아버렸기 때문이다.
더 붙잡지 않고
그 자리에 두는 법을 배운다.
살다 보니
사람마다 사정이 있고,
이해의 깊이도,
실력의 밀도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의외로 대부분이라는 것도.
사람은 생각보다
잘 속는 존재다.
자신이 옳다고 굳게 믿는 사람일수록
너무 쉽게 속고,
또 너무 쉽게 누군가를 속인다.
단단한 갑옷은
때로 가장 얇은 방패가 된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절실함을 고른다.
지금을 살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
오늘이 중요한 사람과
같이 가겠다고 마음먹는다.
사람은 생각보다
잘 속는 존재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절실함을 찾는다.
점점 식어가는 내 마음을
다독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