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질 줄 알았는데

닳지 않는 마음

by 김현정

백 번을 망설이다

짧게 안부를 전합니다.


돌아온 답장은

잘 지낸다는 말 한 줄.


그 한 줄이

하루를 오래 붙잡습니다.


미워하고 미워하다

안쓰럽다 안쓰럽다가


결국

먼저 손을 내밉니다.


너무 야속해서

너무 서운해서


시간이 지나면

미운 마음도

야속한 마음도

스러질줄 알았는데


스러지는 쪽은

늘 이 마음입니다.


무덤해지지 못한 감정이

속에서 자꾸 숨을 쉽니다.


단단해지려 할수록

금이 먼저 갑니다.


곁에 있을 때도 아팠던 숨이

멀어지니 더 아려옵니다.


거리는 저만치인데

마음은 돌아오지 못합니다.


이 마음은

아직 닳을 생각이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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