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이 만나면 노래가 된다.

서로의 숨을 기다려 줄 수 있다면.

by 김현정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면

어떻게 사람의 몸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숨과 성대, 작은 떨림뿐일 텐데

그 안에서 어떻게 저토록 맑은 울림이 태어나는지.


너무 아름다워서 몇 번이고 다시 듣다 보면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잠시 천국이 된 것만 같다.


악기들이 빚어내는 소리도 좋지만

사람의 몸을 통과해 나오는 소리는

어딘가 더 절실하다.

그 안에는 숨이 있고,

숨에는 그 사람의 하루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나도 한때 노래를 좋아해

자주 불렀던 적이 있었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부르는 동안만큼은 이상하게도 행복했다.


같은 노래를 함께 부르며

서로의 음을 맞추어 갈 때는

혼자 부를 때보다 더 기뻤다.

물론 음이 어긋나 다툼이 되기도 했다.

하모니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제 그 시간들은

조금 아픈 추억이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노래가 좋다.


소리가 되어 흘러나오는 호흡을 통해

그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그 숨결에 기대어 위로를 받기도 하며

다시 앞으로 걸어갈 힘을 얻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는

말보다 먼저 숨으로 서로를 알아보는지도 모른다.

높아지는 음에는 간절함이,

낮아지는 음에는 체념이 묻어난다.

노래는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을 건넨다.


그래서 나는 바란다.

우리가 주고받는 모든 말이

조금은 노래와 닮아 있기를.

날 선 말 대신

음을 맞추려는 마음이 먼저이기를.


하모니란

같은 소리를 내는 일이 아니라

다른 소리가 끝내 등을 돌리지 않고

함께 머무는 일일지도 모른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박자가 조금 어긋나도

서로의 숨을 기다려 줄 수 있다면.


그 짧은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잠시

혼자가 아니게 되니까.

작가의 이전글힘드니 오지 말라 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