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사람의 마음
사람이 떠나는 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크게 다투고 돌아서는 날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금씩 멀어지다가
문득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지는 순간에
관계는 끝나기도 한다.
어제까지는
자연스럽게 건네던 말들이
어느 날부터는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말이 되고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사라진다.
떠나는 사람은
이미 여러 번 마음을 정리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지막은
생각보다 담담하다.
하지만 남는 사람은 다르다.
왜인지 몰라서
더 오래 붙잡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계속 되짚게 된다.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조금만 더 기다렸더라면
그 관계가
조금 더 오래 가지 않았을까.
하지만 관계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오래 함께한다는 건
서로가 조금씩 물러나 주는 일인데
그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다.
그리고 남는 사람은
그 자리에 서서
조금 늦게
이해하게 된다.
아,
이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끝나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