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래도 다시 사람을 만나는 이유

혼자인 시간 끝에서

by 김현정

사람이 떠나고 나면

한동안은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말을 건네는 것도

마음을 쓰는 것도

괜히 조심스러워진다.


어차피 떠날 거라면

처음부터

가까워지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혼자인 시간이

오히려 편해지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맞추지 않아도 되고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괜히 상처받을 일도 없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사람은

다시 사람을 찾게 된다.


완벽한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라


여전히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말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오늘 있었던 사소한 일,

별거 아닌 생각 하나,

그날의 기분 같은 것들을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조금 아쉬워서.


그래서 우리는

다시 말을 건네고

다시 마음을 조금 내어준다.


이번에는

조금 덜 기대하고

조금 덜 판단하고

조금 더 천천히.


여전히 관계는 어렵고

사람은 여전히 다르지만


그래도


가끔은

생각보다 괜찮은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들 때문에

우리는 또다시

사람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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