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는 쪽을 선택한 하루
며칠째, 사람 때문에 숨이 막힌다.
공기가 있는데도 숨이 막히는 날들이다.
어느 조직에나 마음처럼 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이해되지 않는 태도와 납득할 수 없는 말들이 있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 한가운데 서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버겁다.
나는 이 조직을 굴러가게 해야 하는 사람이다.
흐트러진 것들을 맞추고,
부딪히는 마음들을 조율해야 하는 사람.
그런데 그 ‘조율’이라는 일은
때로 끝이 없는 벽 앞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한 채
자신의 힘듦만을 말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내 속의 말을 꺼내지 못한 채
계속 삼킨다.
그렇게 삼켜낸 말들이 쌓여
뒷머리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가끔은 모든 걸 내려놓고
조용히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내가 돌봐야 할 아이와
지켜야 할 가족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다시 고개를 숙인다.
진심을 다하면 언젠가는 알아줄 거라는 믿음.
그건 어쩌면
조금은 순진했고, 조금은 로맨스였는지도 모르겠다.
해야 할 일은 쌓여가는데
머릿속은 흐릿해지고
집중은 자꾸 흩어진다.
문득,
머릿속 어딘가에서 ‘탁’ 하고
무언가 끊어질 것 같은 순간이 온다.
사람이 미워진다.
그리고 그런 내가 싫어져
결국 나 자신까지 미워진다.
오늘도 나는
아무 일 없다는 얼굴로
이 하루를 통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