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의 아침은 바쁘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마음이 머무는 순간들

by 김현정

요양원의 아침은 언제나 분주하다.
어르신들께 아침 식사를 드리고, 직원들이 모여 아침 조회를 한다. 짧은 조회 시간이지만 서로의 얼굴을 보며 안부를 묻고,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한마디로 마음을 다잡는다.


한 가족이 함께 살아도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일이 생기듯,

48명의 어르신이 함께 지내는 요양원의 하루는 언제나 새로운 일들로 가득하다.
아침부터 소변줄을 스스로 빼버리신 어르신,
식사를 거부하시다 밥상을 엎으신 어르신,
거실에서 화장실까지 대변을 흘리며 걸어가신 어르신까지.
한 분을 돌보고 돌아서면 또 다른 어르신이 낯선 움직임으로 문밖에 서 계신다. 요양원의 아침은 그렇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연속이다.


아무리 세심히 살핀다 해도 모든 곳에 손길이 닿을 수는 없다. 조용히 혼자 계시는 어르신의 방 앞을 지날 때면
그분의 시선이 느껴져 발걸음을 멈춘다.
눈이 마주치면 반갑게 손을 흔들어드리지만,
오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늘 마음 한편이 죄스럽다.


오늘도 조회 시간에 선생님들에게 말했다.

“조금만 더, 마음을 담아 어르신 곁에 머물러봅시다.”
가족도 돌보기 어려워 요양원에 오신 분들이기에,
우리의 손길은 단순히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지탱하는 일이다.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 마음을 잃지 않는 건 쉽지 않다.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생각이 스며들면,
작은 일들이 쌓여 결국 큰일이 되어 돌아온다.


회의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와 문득 생각했다.
누워계신 어르신들만큼, 일하시는 선생님들도 나이가 많으시다.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고된 하루 속에서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면 이곳이 조금 더 포근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멀리서 선생님들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르신~ 뭐가 드시고 싶으세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그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요양원의 하루는 여전히 분주하고, 뜻밖의 일로 가득하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마음과 온기가 흐르고 있다.
오늘도 애쓰는 선생님들과 어르신들이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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