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가는 느낌

수필: 내가 어렸을 적과 어른이 되었을 적

by 후드 입은 코끼리

오랜만에 외숙모를 만났다. 외숙모께서는 나의 젊음을 축복해 주셨다. 사랑니가 아직도 아물지 않아 3주가 지나도록 욱신거린다고 하니, “젊으니까 곧 나을 거야.”라며 웃으셨다. 하지만 문득 나의 젊음이 벼랑 끝에 걸려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직 젊음이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어린이라 칭하고 싶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 장바구니를 들고 가며 나는 깨달았다. 더는 철없는 7살 아이도, 시험에 지치던 학창 시절의 나도 아니었다. 대학교 시절의 이상적인 자유 속에서 마음껏 놀던 때도 이제는 지나갔다.


29살의 문턱을 넘으면서 이제 30살이 되는 것이다. 겨우 두 달이 지나면 나도 어른이 되는 듯하다.

대한민국에서는 20살부터 법적으로 어른이 되어 성인이 된다. 성인이 되면 술과 담배를 해도 구속받지 않고, 무엇보다 모든 책임을 온전히 스스로 감당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성인이 된 지 어언 9년째다. 하지만 나는 아직 부모님 집에 살고 있고, 독립도 하지 않았다. 독립을 해야 비로소 의미 있는 어른이 되는 것 아닐까?


내년에 있을 독립을 위해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가득하다. 막연히 독립을 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온전히 준비된 상태일까? 그럴까 싶으면서도 나는 어른으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 결혼을 선택하고, 독립도 결심했다. 이제 나도 어머니 품을 떠날 시기가 된 것만으로도 어른이 되어 가는 느낌이다. 이젠 엄마도 택할 수 있지 않고 나를 택하는 날이 왔으니 말이다. 어른이 된 것 아닐까? 이젠 내 발자국이 온전히 내 것이 되었으니 말이다.


어릴 적에는 사탕을 달게 먹었지만, 이제는 와인을 달게 마실 나이가 되었다. 어린 시절 혼나던 날들이 매일같이 이어졌지만, 이제는 혼나지 않고 엄마와 삶을 나누는 관계가 되었다. 조용히 하루를 보내고 오늘도 무탈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어른이 되었구나 싶다.


어른이라... 이제는 나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른이 된 기분이 들어 이렇게 글을 써 내려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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