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우리 이제 미니멀리즘으로 살아봐야하지 않겠어?
와, 내가 옷 욕심 있는 건 알았지만, 옷 정리하면서 이렇게 많은 옷에 파묻힐 줄은 몰랐다. 완전 옷 산이었다. 옷의 동산에서 내가 한두 가지만 입고, 또 내년에 입겠지 싶어 버리지 않은 옷들이 그렇게 맞물리고 맞물려 계속 쌓이다 보니, 이젠 백두산까지 흘러가 포크레인으로 파내야 할 정도다.
나보다 더한 사람들도 많다. 아예 방 한 칸을 옷으로 꽉 채워 놓고, 몇 년에 한 번 입을까 말까 한 자켓을 꺼내 입는다. 그 자켓은 특별한 “디테일”이 있어서 버릴 수 없다는 거다. 그렇게 아끼고 아끼던 자켓은 결국 똥이 된다. 패션리더의 특징인가 보다. 할로윈 코스튬도 하루 입기 위해 사놓고 버리고, 그 해 트렌드인 크리스마스 파자마도 하루 입고 버린다. 옷이 순환되어야 하는데 결국 하루를 위해 사서 쌓아두다 전멸해 버리는 것이다. 결국 남는 건 평범한 청바지 하나도 없다. 진(청바지)도 스트레이트, 하이웨이스트, 블루, 진청, 블랙청, 등등으로 여러 벌이 있어야 한다. 여자 옷장에는 적어도 10개의 청바지는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연예인들 같은 경우는 100장도 넘겠지. 한 계절에 다 입지도 못할 텐데 왜 그렇게 쌓아놓고 사는 걸까? 사람 욕심이 과해서다. 결국 다 입을 거라고 생각하며 사재기한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뿌듯해지는 옷방, 그걸 사랑하는 여성,남성들이 문제다.
하하, 나도 사람인지라 옷을 안 좋아한 적이 없다. 특히 여성이면 패션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는 날이 오지 않는다. 설령 온다고 해도 다시 찾아온다. 나의 쇼핑 본능이. 결국 인터넷 쇼핑에 빠지고, 백화점과 아울렛을 돌아다니며 완벽한 "핏"을 찾으러 나선다. 하지만 그 사랑이 얼마나 오래 갈까? 작년에 그렇게 애정했던 니트가 이제 시들해져 또 새 걸 사고 싶어지니까…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 엠마 챔벌린도 옷 수집을 좋아한다. 옷을 자신의 몸에 맞게 수선해 입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툭하면 벼룩시장에서 옷을 싸게 사다가 옷장을 채우고, 색을 칠해가며 입는다. 그런데 그런 챔벌린도 미니멀리즘을 지향해야겠다면서 결국 완벽한 옷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건 노스텔지어였다고. 그래서 90%의 옷은 버렸다고 한다. 몇 개의 진과 탱크탑이면 된다고 한다. (LA에 사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도 이제 사계절에 맞춰 20벌 정도면 되지 않을까?
더는 현혹되지 말자, 옷에. 이제 그냥 하나 사서 그것만 내리 입다가 필요할 때 새로운 걸 사자. 옷장도 곧 토할 지경이다. 그러니까 옷의 모양과 티셔츠와 그놈의 "디테일"에 집착하다보면은 내 자신을 잃어버릴 것이다. 결국 종말은 파멸이기 때문에. 시즌에 하나쯤 사고 하나쯤 버리면서 살자. 마리아 곤도레 같이 3년동안 쓰지 않은 물건은 결국 나와 같이 하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할 것이다.
그제도 결국에는 옷을 사고 싶어서 쇼핑몰을 돌아다녔던 내 자신을 후회했다. 나의 옷장에는 너무나 많은 니트와 조끼들, 그리고 맨투맨으로 순차적으로 정리되어있다. 그걸 그냥 잘 코디만 하면 될 걸.......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