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오늘의 책을 읽어서,
내 남자친구도, 내 친구도 지금 헌법 공부하느라 바쁘다. 난리다. 둘 다 어떻게든 시험에 합격하려고 악바리 쓰면서 공부하는 중인데, 나한테는 “너는 헌법 공부 안 해봐서 몰라”라며 놀린다. 그러면서 헌법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한다. 나라의 기초를 만드는 법이기 때문에 알면 좋다고 말이다. 사실 나도 한때 7급 준비를 해보겠다고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고, 그렇다고 내가 헌법에 대해 무지한 건 아니다. 행정법 공부도 했고, 고등학교 때 <법과 정치>를 선택과목으로 택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무식한가 반발하고 싶은 마음에 헌법 책을 찾다가 이효원 저자의 <일생에 한번은 헌법을 읽어라>라는 책을 읽게 됐다.
책은 헌법 1조부터 시작해 끝까지 내용을 설명해 준다. 순서대로 해석하면서 헌법의 기초를 다질 수 있게 해주고, 정족수 같은 용어도 알려주면서 단순 암기의 틀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물론, 기본권과 인권에 관한 부분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어 꽤 재미있었다. 우리가 흔히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다는 것도 헌법에 명시된 내용이다. 그런 조항을 통해 우리에게 자유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헌법으로 우리의 선택들이 이미 명문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삶이 울타리 안에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 <리바이어던>을 읽고 무장 상태의 두려움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를 세웠다는 설명이 재미있었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루소, 홉스 등의 철학자들이 주장한 국가 수립 이론이 이렇게 오늘날까지 도달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지금은 대통령의 권한과 대통령의 지위에 관한 내용을 읽고 있는데 (다음엔 국무회의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나라의 구성 요소를 편안하게 알아갈 수 있어 꽤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일생에 한번은” 헌법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헌법을 통해 나의 지위, 나의 행복, 나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선거와 정치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고 할까? 우리는 언론을 통해 우리의 대표자와 대리자를 매일 감시하고, 때로는 비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법률 개정이나 법률 시행 같은 입법 활동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에 책 한 권을 끝내기는 쉽지 않지만, 이 책은 이틀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전철 안에서 오가며 나의 소중함을 느끼기 좋은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넷플릭스 <지옥>을 다 본 후에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지옥>도 언론과 정부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하는 좋은 미디어 매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