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펠리컨의 입은 아무거나 들어간다.
짧은 단편 만화를 읽었다. 펠리컨의 입은 대체로 아무거나 다 벌려서 넣으려고 시도한다고 한다. 즉, 나이키 브랜드의 "Just Do It"을 실천하는 동물인 셈이다. 만약 니체상이 아니었다면 펠리컨을 형상화해서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재미있는 생각도 했다.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길고 짧은 것들을 잴 수밖에 없다.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현재 자산부터 체크하고 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무조건 “질러라?”라고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게 말한다면 파산의 지름길일 테니... 욜로족과는 다른 "일단 해봐"를 제시하고자 이 기나긴 서막을 쓴다.
사실 내가 글을 쓰자고 마음먹은 것도 단순하다.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던 청소년기에는 내가 가진 지식과 짧은 견문으로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안된다고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상하게 나의 글을 좋아했다. 중학교 때 썼던 소설집과 시집을 친구들이 돌려보면서 시작된 작가로서의 권력과 이상을 맛보았다. 나는 그때를 잊을 수가 없었다. 마치 쪽방에 갇혀 글을 쓰는 유명한 작가 카프카가 된 기분이었다. 쉬는 시간마다 "언제 연재가 되냐"는 질문에 "다 쓰면 돌릴게"라고 답했던 내 자신. 내 글이 그렇게 취미이자 업이 된 것은 그때부터였나 보다.
그렇게 시작하게 되어, 글을 쓰고 창작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치 의사가 될 테니 열심히 뒷바라지해달라고 말했다면 그런 조소를 받았을까 싶다. 하지만 작가는 너무나 가난한 직업이고 먹고 살 길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에, 부모님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반대했다. 무조건 대학은 취업이 잘되는 쪽으로, 내가 언변에 능하니 그런 쪽으로 보내려 했다. 결국 나는 "50대가 되면 글을 쓰겠다"라고 마음먹었다. 그때가 되면 지혜가 쌓여 글의 농도가 깊어질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생각이 깨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부터 시작해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과 화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혹독하게 자신을 훈련하고 연습하고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며 작품을 만들었다. 그들이 만든 작품이 지금의 성공 가도를 돌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웹소설과 웹툰 작가들도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었고, 그들 역시 엄청난 돈을 벌고 있었다. 글이란 것이 꼭 나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때부터 열심히 포스팅하고 글을 작성하는 법을 배우며 나만의 문체를 다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은 브런치 블로그에 100개 이상의 글을 작성해왔다. 처음에는 빈약했던 글들이 어느새 책과 영화로 채워지며 나의 세계가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
요즘은 농도 깊은 작가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저 쉽게 쓰여진 글, 쉬운 추리소설과 유명한 작가의 재미난 판타지 소설을 찾아 읽는다. 그러다 보니 글들이 얕아지고, 알아먹기 쉬운 소설들로 가득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런 글들로 인해 팬층이 생기고, 결국 드라마로 이어져 화려하지만 알맹이 없는 도파민의 작품들로 가득 찬 세상이 되었다. 사실 어쩔 수 없다. 나에게 대사 한 줄에 울림을 주는 드라마는 손에 꼽힌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완성도가 높고 대사가 울림이 있던 드라마는 작은 아씨들과 더 글로리 정도가 아닐까? 진정한 작가가 쓴 글이 많이 사라지는 시대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학의 길이 조금씩 넓어질 계기가 된 것 같다. 이제 작가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기기를 바라고, 깊이 있는 문학을 보존해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예술가의 면모를 통해 매니아층을 두텁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그 매니아층이 한발 나아가 나중에는 대중의 손에도 닿기를 바란다. 나는 문학이 그렇게 역할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