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어딘가 고장난 기분이 들때
모든 사람들은 적당히 회사를 다니고 11시 반이 되면 점심을 먹으러 떠나는데, 나는 누워서 심장 소리를 듣고 있다. 심장이 이상하게도 거칠고 불규칙하게 뛰어서, 펌프질이 그만 멈출까 봐 걱정된다. 일부러 나는 움직이지 않고 누워서 상태를 확인한다. 그렇게 누워 한참 동안 호흡을 하고 명상을 하며 영양제도 챙겨 먹는다. 그러면 나아질 것 같아서... 그런데 정신적으로 아프다기보다는, 정말로 호흡이 정상적이지 않아 힘들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싶은 마음에 심장이 펌프질을 멈출까 불안해지고, 뇌혈관 문제까지 떠오르며 간신히 눈을 떴다. 그리고 기어나가 비타민 B와 마그네슘을 흡수한다. 그래도 아직 문제가 남아 있는 것 같다.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한 건지, 일어나자마자 계속 딸꾹질을 한다. 무서워진다. 계속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나는 한가롭게 있는 데도 낫지 않는 병이 있어서 두려움이 엄습한다. 일찍 세상을 떠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싸늘하게 다잉 메시지를 적어볼까 하며 아이패드를 켠다. 그리고 몇 줄의 세계 미술사를 읽는다. 더 이상 지식이 필요 없음을 느끼고 메모장을 열어 오늘의 상태를 적어본다. 그러다 심장이 더 이상 뛰지 않을까 싶어 숨이 콱 막힌다.
왜 눈물이 덜컥 나는 걸까? 두려움에 휩싸여 결국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고장 나서 죽음의 문턱으로 몰리고 있는 걸까? 나는 오는 전화도 받지 못한다. 흔들리는 손을 겨우 잡고 다시 오른쪽으로 기대어 눕는다. 아픈 몸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라 결국 시큰하게 큰 숨을 쉰다. 그럴 때마다 밑바닥에서 따가운 느낌이 든다. 호흡조차 따갑다.
고장 나버렸다, 내가. 약도 잘 챙겨 먹고 영양제도 먹는데 결국엔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해 11시가 되도록 움직이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그냥 싫다. 이젠 날지도 못하는 참새다. 그냥 겉모습만 멀쩡해 보이는 여성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꿈을 꾼다. 팬케이크와 오믈렛 그리고 세 명의 여성이 앉아 있는 단칸방 이야기가 떠오르고, 시를 쓴다. 그냥 쓴 글치고는 재미있다. 그리고 다시 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