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다이애나의 일대기를 살펴보면서
그녀의 서거가 25년이 넘었는데도 사람들은 그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죽음은 엄청난 비극이었다. 파파라치에 쫓겨 파리의 한 지하도로에서 숨지게 된 다이애나 비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심지어 몇 년이 지나도록 그녀가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그녀의 죽음이 영국 왕실에서 의도적으로 실행한 계획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 결국 2024년에도 우리는 다이애나 비를 추모한다. 이상하게도 그녀가 죽은 해인 1997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도 그녀를 그리워한다. 아마 그녀는 영원한 우리의 왕세자비로 남아 있어서일 것이다. "비운의"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평생 패셔니스타이자 사랑받는 공주였기 때문이 아닐까.
넷플릭스의 <더 크라운> 시즌 4부터 시즌 5인가까지 다이애나 비를 다루는 내용이 나온다. 나는 그 외에도 마지막 시즌 6을 보고 비운의 공주가 뇌리에 박혔고 그녀의 매력이 무엇인지 고민했다.영국 왕실은 엄격하고도 혹독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그들도 한낱 인간이기에 결국 실수와 부정이 가득하다. 왕실은 절대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 체면 차례도 중요했으며, 의원 내각제의 전통적인 모습으로 총리와 내각을 꾸려 가는 점에서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이 꽤 재미있다. 계속해서 위기에 맞닥뜨리는 왕실은 어떻게든 고군분투해 이겨내려 하지만 결국 몰락당하거나 인간실격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기가 많았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동생 마거릿 공주의 불륜 사건은 인간적으로도 위태로워 보였다. 스캔들에 휩쓸릴 때마다 왕실은 그 부끄러움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그 인간적인 선택을 할 때마다 각기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게 된다. 나는 그 점에서 <더 크라운>이 너무 재미있었다.
찰스 왕세자(현재 찰스 국왕)는 비호감의 왕자였다. 그는 연상인 유부녀 카밀라 파커 볼스였다. 찰스는 그녀를 끈질기게 사랑해 왔으나, 왕실에서 허락해주지 않았다. 카밀라가 유부녀인 상태이기도 했지만, 왕실의 평판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왕실은 사랑받을 왕비가 필요했다. 왕실의 간택을 받은 다이애나 스펜서는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었다. 왕실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지만, 그것은 다이애나에 대한 관심이었을 뿐, 찰스 왕세자나 엘리자베스의 인기는 아니었다. 외부인의 인기가 커질수록 찰스에게는 눈엣가시가 되어 잦은 불륜과 외도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 후 그들은 갈라서게 되었고, 다이애나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유롭지 않았다. 한때의 공주였기에 계속 신문에 등장했고, 결국 파파라치에 쫓기다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 그녀를 잃은 영국의 국민들은 처절하게 울고 슬퍼했다. 왕실은 며칠 동안 그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결국 그녀의 죽음을 국장으로 애도하며 국민적 슬픔을 함께했다. <더 크라운>에서 찰스 왕자 또한 그녀의 죽음을 비극적인 사고 이상으로 바라보고 다이애나 비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비록 이혼했지만 한때 부부였기에 서로의 가슴 속에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토록 사람들이 다이애나에 대한 사랑이 아직도 왜 이어지는지 궁금했다. 리벤지 드레스로 인한 것인지, 정치적 표현을 패션을 통해 이룬 것 때문인지, 에이즈 환아를 돌본 사건 때문인지, 혹은 이 모든 것들이 맞물려 왕실에 대한 허물이 벗겨져서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직도 우리는 다이애나 비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녀의 90년대 패션은 2020년대에도 촌스럽지 않다. 인터넷이 발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녀를 패션 아이콘이자 스타로 보았기에, 첫 인플루언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다이애나 비의 매력을 파헤쳐 보려고 한다. 그녀에 대한 영화 <스펜서>와 <더 크라운>을 보고 느낀 점이 있다. 결국 그녀는 모두에게 사랑스러웠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할 줄 알았고, 용기도 있었다. 공인이었음에도 시민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하고 진심으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왕실에는 젊고 사랑스러운 인물이 없었기에 더더욱 열광하지 않았을까? 찰스 왕자와 다이애나 비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 왕자와 윌리엄 왕자를 보며 완벽한 결혼 생활이라고 착각했던 시민들도 있었을 것이다. 모성애가 가득한 그녀를 보고 또 한 번 반하며, 결국 인간적인 스펜서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결점도 있고, 인간적이며 용기도 있는, 단단하면서 연약한 존재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중은 동정과 연민을 느끼고, 용기에 감탄하며, 패션 감각과 같은 외모에서도 매력을 느낀다. 대중은 한 개인의 스토리를 원하며, 그 스토리가 인간적인 사람일 때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비운의 타이틀을 얻었기에 수십 년이 지나도록 다이애나 비는 회자될 것이다. 그녀에 대한 영화들도 수없이 제작되었으니 말이다. 영국 왕실이 그렇게 탐탁지 않아 해도 그녀의 인기를 제재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