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이해하려고 하는 두 사람의 모습
나랑 남자친구랑 항상 차 안에서 노래를 듣는다. 내 위주로 듣는다. 내가 듣고 싶은 노래, 테일러로 듣다보니까 남자친구의 취향이 묵살되는 경향이 다소 있다. 그런데 나는 이 마음을 180도 바꾸고 싶지 않았다. 이기적이게도.언젠가는 남자친구가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강제로 남자친구가 듣다보면은 익숙해져 좋아해지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다소 컸다. 하하. 다시 봐도너무 이기적이다. 그렇게 몇년이 흘렀다. 한 5년? 나는 계속해서 팝송을 틀고 흥얼거렸다. 심지어 내가 차에서 잠이 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테일러의 노래를 계속 남자친구가 틀어줬다. 꿈속에서까지 흥얼거릴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고마운 사람이다. 내 취향을 존중해주는 그런 남자친구.
그런데 나는 반면에 남자친구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모른다. 다만 그가 좋아하는 것은 밤하늘의 별이라는 곡을 좋아한다는 것 하나 말고는 모른다. 그 노래를 제발 한 번 들어보라고 시도 해보라고 성화에 못 이겨 휴대폰을 들고 샤워실을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손이 미끄러져서 노래 듣다가 휴대폰이 박살났다. 그 이후로 남자친구가 노래 소개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내가 한 실수인데 결국 자신이 노래를 권했다는 이유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며서 말이다. 정말 내가 나쁜 사람이다. 그래도 나는 그날 저녁에 그 노래를 들어보았다. 꽤나 사랑스러운 여성이 불러주는 감미로운 노래였다. 실소가 났다. 남성들이 좋아하는 취향저격노래 중 하나라는 생각이 딱 들었다. 여자가 부르는 발라드? 같은 스타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날 이후 나는는 중간 지점의 노래를 들어보려고 노력을 해왔다. 우선 우리는 첫 1주년때 나에게 전철에서 불러주었던 쿨의 아로하. 그것이 우리의 노래다. 우리는 그 노래를 부르면서 꽤나 손을 잡고 걸어다니기도 했고 좋은 추억을 쌓았다. 어딜가든 행복해지는 노래가 있다면 이 노래인 듯 싶다. 나중에 결혼식 때 이 노래로 축가를 받지 않을까? 아니면 bgm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힘든 일이 있으면 아로하를 부른다. 근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너무 망쳐놓았다. 나의 90년대 노래를. 갑자기 유명세를 타버리는 바람에 모두가 아는 노래가 되면서 그렇게 신비스럽지 않게 된 점에서 아쉬웠다. 우리의 노래가 결국에는 이렇게 흐릿한 경계선에서 사라지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아로하를 잘 안 듣게 되었다. 그외에도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빅뱅의 붉은 노을이 있다.
결국에는 차에서 다시 듣는 노래는 테일러의 노래다. 테일러는 워낙 앨범을 자주 내기 때문에 자주 앨범을 바꿔서 듣고 있는데, 남자친구는 테일러 노래를 일부로 좋아해보겠다고 강제로 노래가사를 외우고 있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도 그러고 있다. 나는 남자친구의 취향인 자동차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데 말이다. 나는 그걸 서로 다른 취향의 영역이니까 같이 새로운 것을 듣자고 해도 항상 차 속에 들어가면 테일러 노래다. 그리고 그는 서로 다른 취향이여도 너의 취향이 내 취향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그가 그리 하겠다니 내가 말릴 수가 있는가? 그냥 냅두고 있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말하는 자동차 관련 이야기를 꽤 들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이젠 내가 관심 없는 것을 안다면서 일부로 내 앞에서 자동차 이야기를 안하려고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올드카가 지나가거나 포르쉐가 지나가면 남자친구는 신이나서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 이야기에 호응하고 신기해해주었다. 그랬더니 아 맞다. 지니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 하면서 다시 입을 꾹 다문다. 앞으로 입 다물지 말고 더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다. 서로 다른 취향 나는 존중하고 싶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번에 테슬라의 미국에서 나온 fsd 소프트웨어에 대한 찬양을 같이 했다. 나도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워낙 많은지라 그 정도는 나 또한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씩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닮아가고 이해하고 있는 상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