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집에 오랜만에 찾아갔다. 그곳에는 괴괴한 분위기가 섬뜻하게 서려있었다. 나와 동생은 그곳에서 최대한 빨리 나오고 싶었다. 그렇게 숨어서 한 구석 코너에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어린 시절 엄마와 아빠가 즐겼던 노래 lp판이 여러 개가 꽂혀있었다. 나의 추억이었던 아이팟이 있었던 것처럼 엄마와 아빠한테는 엘피판이 있었다. 그 구석에 먼지와 숨 쉬고 있던 음원들을 틀려고 해도 제대로 된 기계가 없어서 틀지도 못한 채 쳐다만 보았다. 오래된 앨범커버에는 내가 지금도 듣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있었다.
퀸의 노래로 유명한 보헤미안 랩소디, 최근에 영화로도 나왔던 그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전 세대를 넘어 현재까지 흘러들어와서 우리의 삶에 녹아져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프래드 머큐리를 그리워하고 있다. 마이클 잭슨도 마찬가지. 그의 앨범도 서랍에 맨 밑에 깔려 있었다. 그 앨범의 표지도 너무 낡아서 잭슨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보고 반가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명곡의 추억이라 할까나? 그 외에도 너무 많은 엘피판이 있었다. 내가 모르는 신디로퍼부터해서 팝송들이 즐비했다. 나와 상반된 곰살궂은 동생은 그렇게 꼼꼼히 명반들을 읽고 찾다 보니 보석을 발굴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궁금했다. 그 앨범을 몰래 챙기고 싶었다. 근데 그 앨피판은 너무 크기 때문에 당연 엄마아빠한테 허락을 받고 가져가야만 했다. 그리고 엄마는 다행히 그 앨피는 추억이 많은 것인지라 그냥 가져가도 된다고 했다. 다신 그러나 그 엘피판을 들을 수 있는 장치가 없기에 네가 알아서 보관하고 계륵같이 보관하라고 타일렀다.
그렇게 나는 8년이 지나도록 그 보헤미안 랩소디를 갖고 있다. 그 엘피판에 있는 그리운 프래디 머큐리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듣고 있다. 엘피의 감성으로 듣지 못한 채 그냥 당근 마켓으로 팔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나는 왜 손때 묻은 아날로그의 음악한테 집착을 하는 것일까? 왜 나는 그 계륵을 좋아할까? 그냥 나는 그 자체가 좋다. 그 존재의 사랑스러움
락앤롤이지만 나에게는 발라드. 그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그의 녹음실 현장까지 들리는 것만 같다.
그러니 나는 아빠와 엄마의 추억을 뒤쳐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찾으려다 보니 서로의 대화와 서로의 추억 서로의 사랑을 파해치게 되었다. 그들이 나누었던 학창 시절의 추억은 상당히 귀엽고 순수했다. 나는 그 추억을 당근에 팔지 않아야겠다고 변덕을 부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그 엘피판을 깨끗하게 닦아서 보관했다. 오늘, 오랜만에, 추억했다. 나의 역사, 부모의 역사 그리고 추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