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봐도 너는 고생하고 있어

by 후드 입은 코끼리

세상에 고생 안하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는 고통은 어느 누구 한 명과 콕 찝어서 내 고통이 더 크지 하고 대결할 수 없다. 그저....고통이 생기면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남들이 들어준다면 땡큐. 하지만 그것마저 들어주지 않는다면 내 고통을 이해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속상해진다.


내가 속상해질 바에 남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고통을 많이 호소했다. 갈수록 사람들의 자극이 작아져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내 고통.. 내가 말해야지.... 누가 말해줄 사람 없다. 내가 계속해서 열불내고 화내고 그래야 조금이라도 개선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지금 과연... 열불도 못내는 상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우울증으로 무기력해지면서 손가락 한 번 까딱도 하지 못한다.


사실 내 고통을 잘 삼키고 참기도하다가 그러다가 어느새 분출이 되기도 한다. 혹은 시간이 해결해줄 일인데도 내가 징징거리는 일 일수도 있다. 그렇게 속상해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다보면 한강에 내 눈물바다를 만들어주는 셈처럼 느껴진다. 눈가는 촉촉하지만 그 주위는 퉁퉁 부어터지고 결국 눈을 뜨지 못한 채 눈 비비고 일어나 지옥보다 고통스러운 회사 출근길에 탑승한다.


탑승길이 생각보다 힘들다. 구역질이 계속해서 나고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불안증세. 계속해서 손이 떨리는데 그 손아귀 힘으로 확 틀기만 하면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데 그걸 꾸역꾸역 참고 있는 내가 대견스럽기도 하다. 어느새 동부간선도로를 지나고 보면 내 근무지에 도착한다. 문을 힘겹게 열고 앉아 어제 정리 했어야 하는 일들을 정리하지 못해서 그걸 해결해보고자 노력한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어제 나는 허리 시술을 받았는데도 병가를 써야하는 상황인데도.... 회사를 나왔다. 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 내 병을 키우고 있었다. 파스를 양쪽으로 붙이고 격한 운동도 못하는데다가 안정적인 상태로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는 상태. 이 상태에서 나는 9시간을 일 할 수 있을까....


의사 선생님들이 무서운데다가 미워졌다. 내 고통을 과연 이해하고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그들은 우리 엄마한테 삭막하게 암 판정을 내리고 수술과 항암제를 권유했으며 다음 환자를 보기 위해 서둘러 해결하려는 그들의 삭막하고도 차가운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가슴이 따뜻해지면 환자 하나하나 다 돌보기 위해서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만다. 그들이 말하는 "따끔"은 사실 "아파요" 로 대체해야하고 "아픕니다"라고 말하면 그건 "죽을만큼 고통이 주어져요" 라고 바꿔야한다.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또 무서우니까 또 순화해서 말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게 왜 선의의 거짓말 같지 않고 오히려 긴장감을 한층 높여준다.


나는 아무튼 아프다. 아픈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나도 사실은 모르겠다. 그걸 알고 싶어서 이곳저곳 상담해보아도 결과는 그저 다들 해결점을 찾기 위한 수준으로만 말하고 그 이상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냥 확실한 것은


"내가 봐도 너는 고생하고 있어."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수단은


"너가 소중하고 너가 가장 중요해."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