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되면 막상 누워있게만 된다. 나는 워낙 생산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인지라 조금이라도 쳐지거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면 나는 무언가 쓸모없는 인간, 산소만 내뿜고 이산화탄소만 배출하는 환경오염의 인간으로 생각한다. 내가 생산해내는 것은 오직 이산화탄소뿐이라니 하면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데 거기에서 나오는 화려한 인플루언서들의 활동들이 하나같이 가위로 내 자신을 오려낸다. 나도 조금이라도 웃으면서 대중 앞에 서서 무언가를 활동하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계속 잠심해나간다.
날은 무더워지면서 실내활동이 늘어갈수록, 빗소리를 추적추적 내릴때마다, 머릿속인지 아니면 마음속인지 어디선가 메아리가 울린다.
"그냥 오늘 뛰어내려버려."
그런 소리가 자꾸만 들리는데 나는 그걸 가만히 잠자코 생각해보고 있자면 사실 논리적으로 마땅하다는 판단이 선다. 그냥 그렇게 하루아침에 사라져도 사람들이 기릴 사람이라고는 가족 말고는 없기에, 나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의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부속품으로만 보는 사회 속에서 나는 부속품 자체의 제질도 망가져서 수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요즘같은 세상, 부속품을 새걸로 바꾸기만 하지, 그걸 고쳐서 쓸려고 하는 세상이 아니지 않나? 나는 정말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사실 그런 생각이 오늘만 든 것은 아니다. 가끔씩 울리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그 날만큼은 침대에서 나오지 못한 채 눈물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근데 눈이 굳어버린지라 눈물도 나오지 않고 나의 감정은 어느새 삭막하게 가물어버렸다. 나는 삭막한 감정을 하나둘씩 정리해나가야한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심각하게 우울해서 더 이상 삶을 이어나가지 못할만큼으로 잠식해버렸을 때 나는 그나마 침대 속에서 내 일기장을 꺼내고 글을 써본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생산적이고 활동적이고 밝고 행복하게 변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해서 삶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로 적어본다. 근데 그것은 내가 쓴 글자들이오, 문장들이오, 어절들이오, 등등 그저 한글자 한글자 적어내리면서 그게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게 나에게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글들을 대충쓴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 힘겹게 적어낸 윤동주의 서시같은 존재였다. 글씨는 엉망진창, 내용도 개발새발, 그냥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흙투성이었다. 그런데 그 글은 왜 나에게는 보석처럼 밝게 빛이 날까.
그렇게 일요일 하루를 보냈다. 눈물을 즙 짜듯이 내려고 해도 나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심장에서는 즙 짜듯이 따갑게 아려온다. 숨을 쉴때마다 부딛치는 횡경막에서 느껴지는 찢겨진 고통 사이에 바람이 살살 들어온다. 약을 한 뭉태기 먹어도 어느 순간 그 약기운이 빠졌는지 아니면 내가 받은 약이 너무 적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려온다.
일요일에 연락할 누군가 없이 시계를 바라만 본다. 그리고 그 시계는 5분 단위로 나를 주시한다. 월요일이 오고 있는데 월요일은 나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