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by 후드 입은 코끼리

더 밝게 웃어라

더 활짝 피어라

그리고 그를 찬양하리라


해바라기는 오로지 해만 바라본다

해는 언제나 여명을 깨고 빛을 비춘다

그런 동경의 대상을 바라보며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어댄다


어느 세월에 또 지나

다른 해바라기는 눈을 뜨고 개운하게 기지개를 핀다

오늘도 활짝 눈부시는 해를 뜨겁게 맞이한다


해바라기는 그의 양분을 겸허히 받아먹는다

어느 세월이 또 지나 태양은 산 속 아래로 떨어진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해바라기의 꽃잎도 하나둘씩

떨어진다


더 이상 해를 바라볼 수가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구멍이 송송 나 있는 파고든 벌집모양의 갈색 꽃뭉아리까지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그렇게 숙이지 않고서도

죽음이 찾아오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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