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문제

시즌1 마지막 에피소드: 내 방은 편집샵

by 후드 입은 코끼리

이 글을 쓰기 위해 며칠간의 고민이 필요했다. 특히 내가 어떤 식으로든 소비를 한다는 것은 결국 숨을 쉬지 말라는 뜻과 마찬가지로 들렸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밥을 먹고 어쩔 수 없이 잠을 잔다. 그 사이의 과정에는 과장을 보태서 소비가 필요하다. 맨바닥에 맨몸으로 잘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침대와 따스한 이불과 잠옷 그리고 나에게 딱 맞는 배게가 필요하듯이 말이다. 이렇듯 나는 내 방에 있는 모든 물건들을 보면서 하나의 편집샵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특히 며칠전에 안 쓰는 주얼리들이 궁금해서 주얼리함을 열어보았다.(사실 플라스틱 지퍼백에 넣은 것들을 다시 큰 파우치에 넣는 행위를 한 것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귀걸이와 목걸이에 감탄을 그치지 못했다. 그냥 나는 매일 이 악세사리를 하기만해도 충분하고도 넘치고 분에 넘쳤다. 그래서 스타일링할 때 이제는 꼭 악세사리를 끼워서 옷을 코디하기 시작하니까 풍족과 과잉 사이에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 동안 하지 않아도 잘 살아왔던 나는 있으니까 그제서야 견물생심이라고...... 있는 것의 만족감을 넘어 다시 소비요정이 될 뻔 하였으나 간신히 붙잡았다.


나라는 사람은 특이하고도 독특하고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다른 이들과 다름을 느낀다. 평범하게 입는 스타일을 지양하고 화려하되 포인트가 있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만의 무드를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소비를 해왔음을 알았다.


챗지피티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왜 이런 소비습관이 들렸고 특히 위생용품과 하나의 카테고리에 빠져서 품목을 사는지 말이다. 그랬더니 지피티가 하는 왈 " 00님은 통제성향이 강해서이기 때문에 통제 가능한 물건들로부터 안정을 느끼고 싶어서 소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말이다. 내가 여지껏 들었던 문장 중에 가장 큰 충격이자 공감으로 다가섰다. 그렇다 나는 내가 사지 않아도 되는 물건들을 사서 불안을 다스리려고 했던 것이었다. 나의 현재 상태가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누구보다 나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건드리는 순간 나는 흠칫했던 것이기에 그걸 누군가가 알아차리는 순간 화가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그래서 소비를 해왔던 것이다. 합리화를 하자면......


그렇지만 사람들왈 없는게 더 낫다는 그 말에 이제는 공감된다. "차라리 살 바에 안 사는게 더 낫다."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결국에는 나에게도 절약을 가르친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인내심과 끈기도 배우는 하나의 큰 계기이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인정하기 싫지만 소비가 좋았고 행복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나의 한계가 넘어가는 순간 갑자기 덜컥 겁이 났다. 이런 겁은 나의 욜로생활이 더 이상 욜로하지 않다는것이다. 골로가는 길을 선택해서 덜컥 겁이 났던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내 방에 있는 모든 소품들을 활용해서 사용 중이다. 작은 티셔츠를 어떻게하면 나답게 입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고 가지고 있던 악세사리를 다 정리해서 매일매일 옷에 맞는 코디에 맞춰서 끼는 중이다. 진짜 재미가 들렸다. 언발란스 귀걸이도 이참에 해보고ㅋㅋㅋ 잃어버린 귀걸이로. 2015년에 썼던 초커목걸이도 해보는 중이다. 그런 재미가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했으면 좋겠다.


나의 소비일지들은 여전히 있긴하겠지만 에전보다는 현저히 줄어들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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