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사랑이 고달플 때
김필이 불러준 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에서 착안된 내용
사랑이 너무 힘들어서 다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와 헤어지고 나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느껴질 때, 그 선택이 후회로 이어질 것을 알면서도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내가 옳다고 여겨질 때, 이별을 택하게 된다. 너무나도 상처 입은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바다처럼 흘러내리며, 서로의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더라도, 서로를 위해 헤어질 기로에 놓이기도 한다. 그럴 때면 맞지 않는 타이밍과 세상을 탓하며 결국 떨어지게 된다. 언젠가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음을 추억하며 말이다. 마치 라라랜드의 엔딩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사랑.
사랑은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없다. 백설공주가 시집을 잘 갔다고 우리는 장담할 수 없다. 시집살이가 고될 수도 있고, 난임 때문에 눈칫밥을 먹으며 살 수도 있는 엔딩일지도 모른다. 사실 그 엔딩은 백설공주가 죽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법이다. 자신이 한 사랑이 과연 진정한 사랑에서 나온 것이었는지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그렇게 미지의 세계에서 눈을 맞추는 일이다. 그리고 그 확률을 가지고 싸우다가, 때로는 그 확률 때문에 헤어지기도 한다.
나는 사랑이 힘들다며 하소연하는 사람들을 몇몇 보았다. 사람은 힘들 수밖에 없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 1%도 같지 않은 환경과 성격을 가지고 태어나 기질로 기 싸움을 하며 사랑을 쟁취해야 하는 일이니까. 당연히 고단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사랑을 찾으러 나서는 그 전투 역시 마찬가지로 잔인하다. 몰입하다 보면 내 자신이 피폐해져가는 모습도 객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사랑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사람이 이렇게 코딩된 듯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일까?
사랑을 쟁취한 사람들은 행복에 취해 마음껏 웃고 떠들 자격이 주어진다. 자신의 가족에게 자랑도 하고, 무엇보다 주위 친구들에게 자신의 애인이 하는 사랑스러운 행동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설명해준다. 그런 사람을 만났다며 확신에 찬 이야기를 하는 순간, 어느새 밤이 어둑어둑 찾아온다. 사랑을 이야기하다 보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앓던 이처럼 싸움이 벌어진다. 맞춰졌던 퍼즐의 한 조각이 깨지면서 생긴 다툼이었다. 자잘한 오해에서 비롯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서로 등을 돌리고 말없이 하늘을 바라본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보내다 보면, 그들은 다시 아픔을 겪으며 일어서서 헤어진다. 맞이한 이별의 끝은 항상 있는 것일까? 사랑은 끝이 항상 보이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