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누구나 헤비급이 될 필요는 없다. 또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되고 말고다. 그런데 왜 나는 오늘도 헤비급이 돼 보겠다며 온갖 방법 동원하며 되지도 않을 힘을 허비하고 있는 걸까?
쉽진 않겠지만 나의 체중과 신체 상황에 맞는 급수를 올바르게 찾아내야 한다. 경량급은 경량급답게, 중량급은 그 상황에 맞는 최선의 역량을 발휘하면 이보다 더 훌륭한 일은 없다.
헤비급이 제일 가벼운 체급의 영역까지 넘봐서도 될 일이 아니잖는가? 탐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같은 논리로 경량급 선수는? 헤비급 선수가 더 큰 환호를 받는다며, 더 많은 파이트머니를 받는다고 유혹에 빠져 허우적 대다가는 쫄딱 망하는 길 밖에 기다리는 게 없음은 분명하다.
명필 한석봉은 일필휘지 하도록 갈고닦는 일에 정진하면 될 일이다. 어머니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실력으로 떡을 가지런히 써시며 아들 글씨 쓰는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참견하지 않으신다. 아들 또한 어머니의 떡 썰기가 재밌다며 붓을 놓을 순 없는 일이다.
아무리 산을 좋아해도 세계 최고봉들을 모두 정복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처럼 되겠다며 헛발질하고 있노라면 한심하지 않을까? 나지막한 동네 언덕을 넘는 대단한(?) 일을 하면 된다.
떡 써는 일이, 낮은 언덕을 오르는 산행이 그 몫을 비교당하며 눈치 살피는 수모 없이 떳떳이 수행될 때 자연이 그리는 최상의 조화는 완성된다.
그렇다고 지레짐작으로 자신의 역량을 과소평가해 시도와 도전조차 없이 알아서 포기하란 뜻은 전혀 아니고 말고다. 그분은 그분의 몫을, 나는 내가 채워야 할 퍼즐 조각을 채우면 성서의 달란트 비유처럼 두 달란트 받은 자나 다섯 달란트 받은 자가 똑같은 칭찬을 받게 될 터이다.
굳이 서로의 몫을 탐내며 허투루 힘을 쓰지 말아야 할 것
터이다. 그럴 필요 또한 전혀 없다. 온통 헤비급만 판치는 세상 상상만으로도 끔찍하지 않은가? 바로 조화가 선물하는 절묘함과 경이로움이 절실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