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대가(大家)와 젊은 바이올린
악기의 삶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손에 들린 늙은 대가(大家)의 손 때 묻은 바이올린과, 대가의 손에 들린 젊고 싱싱한 새 바이올린이 뿜어내는 연주 색깔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어깨 위에 살포시 얹힌 바이올린에 경륜을 쏟아 부으며 현란하고 능숙하게, 또 어떤 주자는 힘있고 강렬하게 맑고 청아한 천상의 소리를 뿜어 내는지.
주인 따라 늙는가 싶었는 데, 젊은 새 주인을 만나더니만 옛 주인의 경륜에다 새로 만난 젊음의 패기가 예사롭질 않다. 애송이 바이올린 스트링(string)에 올려진 대가의 활 또한 은은한듯 강렬하게 듣는이의 애간장을 그렇게나 녹이는지.
바이올린은 어떻게 살다 삶을 내려놓을까? 깨끗하고 맑은 묵직한 듯 중후한 음색도 주인의 세월 따라 나이를 먹고 만다.
파릇한 젊은 소리가 어찌 영원하랴? 늙어가며 터득한 세월의 소리는 그것 만의 맛과 멋을 지니지 않던가. 발버둥 치며 거부하듯 젊은, 꾀꼬리처럼 꾸며대는 소리는 다만 거슬릴 뿐......
켜켜이 세월을 담은, 푸근한 듯 투박한 소리가 울림이 강한 건 여전한 아이러니. 늙어가는 나를 확인하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