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려야 목적지에 드디어 도착하는 광활하기 이를 데 없는 미 대륙이나 아프리카 길쭉한 땅어디쯤이라면 혹시 모를까, 너끈히 5~6시간 정도면 출발지가 어디든 그래도 국토의 최남단 목포나 부산에 도착하는 우리네 도로 상황과 크기가 얼마나 다행(?)이던지...... (통일되어 남북한을 마음대로 오갈 수 있게 된다면얘기는 또 달라지겠지만.....)
중간중간 자동차를 위해서도, 운전자나 동승자들을 위해서도 휴식의 달콤한 맛 제공하는, 각종 편의 시설과 서비스를 받아 누리라며 휴게소가 기다린다는 사실만으로도먼 길 떠나는 우리 마음은한결 편안해진다.
맛있는 간식과 먹거리들이 한참 출출하던 식욕까지 자극하며 유혹을 하고. 참았던 생리 현상도 시원하게 해결시켜 준다. 게다가 군중심리까지 한몫하며 남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음식 코너는 그냥 못 지나치고 말잖던가.
어느새 지갑에 손이 먼저 알아차리고는 가 있으니. 안 들르면 남들 다 누리는 환희에서 왠지 나만 빠지는 건 아닐까라는 희한한 이 심리,이해가 쉬운 건 아니다.
만약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휴게소가 중간중간 없으면, 목적지까지 꾸역꾸역 달려가기만 해야 한다면......(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완주를 위한 재충전이 어찌 선택 사항이랴.
인생길과 비교하면, 너무 나간 걸까?
전진 또 전진, 후진을 모르는 인생길, 휴게소 어디쯤인가 아니면 여전히 달리고 있는가?
휴식은 어디서, 들를 생각은 몇 번?
언제쯤 쉬는 게 또 적당한지?
남은 휴게소는 몇 군데나 될까?
달리는 중이라면 속도는?
다른 여행객들의 행색은?
출발한 지 겨우 몇 분, 벌써부터 휴게소 찾아 두리번거리는 이 몇이나 될까. 과감하게 지나치겠단다. 아직은 쌩쌩하다며. 물론 다급한 용무가 있을 때야 도리 없을 테지만. 먼 출발지에서 더 일찍 떠난 이들이라면 혹시 또 모를 일이고.
정신없이 달린 지 2시간쯤 지나면, 우리 국토 중간 근처 휴게소가 우릴 부른다. 인생한창때의 휴식일 수도 있고. 산전수전, 수중전까지 극복하고 최종 목적지가 코 앞이라는 내비게이션 알림을 받는 또 다른 어떤 여행자의 쉼일 수도 있다.
되돌아갈 수 있는 여행길 어디쯤이라면야 문제는 다를 테지만, 이 여정이 끝이며 최종 목적지로 차에서 내려야 한다면 회한은 어떨까. 더 이상 나갈 곳이 없다면? 지금 들른휴게소 여기저기를 꼼꼼히 눈에 담느라 둘러보며, 파노라마처럼 달려온 순간 그려내고 있진않을는지.
뿜 뿜 거리며젊음 자랑 중인 어떤 여행자가 들른 휴게소라면, 피곤하고 힘든 기색 찾아볼 순 없을 테고기운도 넘쳐날터. 한데 만약 원한 적 없었는데 어느새 친구 하자며 까마득히 멀 줄만 알았던, 내려야 할 곳이 바로 코 앞에서 손 내밀고 기다린다면......예외 없이 모두내리라 재촉하며.
그곳 휴게소도 역시 '아직은' 이란다. 어깨에 힘깨나 주며 쌩하니 지나칠 거라지만, 경부와 호남의 분기점 대전(大田) 근처 휴게소는 쉬었다 가라며 운전자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그래! 쉬랄 때 쉬어보자' 중년쯤의 세월과 시간을 보내는 무리들이 몰려든다.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최종 목적지 부산, 목포에잠시 후면 곧 도착이다. 어둑어둑 밀려든 땅거미가 마음을 급하게 하며 머지않단다. 마지막 차량 점검과 함께 내릴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끝없이 고민하는 군상(群像)들이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린다. 돌아갈 수 없는, 편도인생여정을 여행중인 여행자들(vagabonds)이......
쉼을 모르는, 쉬지 않겠노라는, 아니 간절히 바라보지만 쉴 수조차 없이 달려야만 하는 수많은 또 다른 나에게 발(足) 병이 복병처럼 잠복 중임을 전한다. 되돌릴 수 없고 나서야 '그럴 껄! 껄! 껄!'을 반복하는 청개구리의 울음소리가 귓가를 따갑게 때리지 못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