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철 식구들만 먹어 볼 요량으로 맛깔나게 담근 된장 풀고 개천에 널려있는 자연산 쑥 풀어낸 봄나물 국이었다. "뭘 넣었길래 이렇게 맛있어" 동네 아낙들의 수다 속 평가는 최고 평점 A++이었다. 맛의 원천이 밝혀지자 막무가내로 된장을 팔랜다. 난감해하시던 어머니, 팔 된장이 아니라며 듬뿍 담아 호탕하게 나누셨다.
순박한 실력으로 빚어 구수할 뿐, 모양은 한참이나 빠지는 토종 된장일 뿐인 데 말이다. 장독에는 담아 둬야 잊힐 즈음 언젠가 기억하는 이들의 입맛을 돋워주질 않을까? 판매대에 올려진 상품은 아니어도 식구들과 동네 이웃들의 추억을 퍼낼 수 있도록 장독에 담아 농익을 때를 긴 목 뺀 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