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면 더 독특하게, 조금이라도 더 튀어 보일까에 온통 정신이 쏠려있는 세태. 그렇다면 '재주가 메주'인, 특징이랄 게 없는 이들은 어찌 살란 말인가? 정말 몰라서 묻는 건 아닐 테고. 그냥 묻혀 살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한데 왠지 패배자인 것 같은 싸한 느낌은 뭔지......
너도 나도 난리 브루스를 춰대는 조명 밑에 우두커니 춤치로 서 있는 느낌의 황량함이라니.실은 이것 자체가 특이하고 말고 인데. 명함도 못 내밀고 있던 차에, 뜬금없이 이런 생각이 번쩍 들었다.
누구나 채워야 할 자리가 있는 퍼즐 조각이다. 아니 오히려 이런 역할만 할 줄 아는, 나말고는 어느 누구도 메울 수 없는 공간에 대한 책임이막중한 존재들이다.안 튀어도 말이다.
특색 없는 게 개성인데 왜 이걸 상품화(?) 하지 못하고 남의 뒤만 졸졸 쫓아 안 되는 걸 따라 하겠다고안달인지 참 희한하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전체 그림이 미완성으로 남을 텐데도.
혹시 이런 걸 궤변?
이미 다른 이들이 나름의 독특함이라며 스포트라이트를 오롯이 받고 있는 데 뒤늦게 땀 뻘뻘 흘려가며 쫓아가 보겠다니? 생각이란 걸 한 번 해 보자,
아무리 잘해도 2등이다. 1등이야 이미 저만큼 앞서 고지가 코 앞이라는저들 차지이다. 1등, 주연이 살려면 조연과 그 외 다수 출연진(소위 엑스트라)의 맛깔난 희생 없이는 가당키나 할까만.
국제 영화제 시상식, 주연만 조명의 중심에 설 순 없다. 조연을 비롯해 특정 영역에서 그 영화를 도드라지도록 기여한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소중하게 인정받는 세월을 살잖는가?
까마귀는 그냥 까만 그 자체가 경쟁력이다. 공작새의 화려한 꼬리 색깔 흉내 내려하지 말자. 따라 한다고 될 턱도 없을 테지만 우스꽝스러울 수밖에. 형형색색 펼쳐진 공작새 꼬리 쪽으로만 시선이 쏠린다는 건데. 안타깝긴 하다. 그렇다고 남의 것 빌려다가 붙이고 떼 봐야 비 한 번 뿌려지면 드러나고 만다, 정체는.
"야 어쩜! 저렇게 예쁘단 말인가!"
카메라 앵글이 그쪽으로만 몰린다. 인지상정이긴 해도 잠깐이다. 공작새 역시 까마귀의 오리지널 그 색은 흉내조차 못 낸다.아무리 원해도. 가치 없는 삶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냥 재주 없이 게으른 황소처럼 눈만 껌뻑이고 있지만 그래도 누가 알겠는가?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에, '놀고먹는 우리 집 누렁이의 상팔자' 좀 소개해 주세요 신청했더니만 덜컥 담당 피디한테서 연락이 올 줄을.....
(시청률 때문에 눈에 튀는 것만 고집하는 것에도 서서히 싫증이....) "황소야! 미안"그렇다고 네가 별 볼 일 없다는 뜻은 아니야.
다들 재주꾼들이고 남이 못하는 걸 특이하게 해내는 것만 대접받는 게 대세인 세상이다. 구차하게 이런 고전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단다'
'지성이면 하늘도 감동받고'.
기다려보면 안다. 매일 네 잎 클로버만 찾겠다 카메라 앵글 들이대는 일도 언젠가 끝난다. 세 잎 클로버가 환영받는 희한한 사태가 곧 도래할 수도. 별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냐며 콧방귀 뀌어도 어쩔 순 없다.
입상 한 번 제대로 못한 자격지심의 발로인가?
딱히 남들보다, 아니 최소한 그들만큼 만이라도 할 줄 아는 건 없나? 그냥 이리 뒹굴, 저리 발라당 거릴 뿐이니 어쩌겠는가? 그걸로 날고 긴다는 재주들의 비좁은 틈새 파고들어겨뤄야 할 판인데.
'구르는 재주도 경쟁력인 굼벵이(?)'......
참! 없는 재주 저렇게 라도 억지(?) 부리면 편해질까? 갖다 붙이는 것 또한 재주라면 재주일 테니. 아니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고 구르는 실력을 저렇듯 하찮게 봐도 무탈할까? 굼벵이처럼 묘기에 가깝게 구를 수 있으면 나와 보라는 거다. 유명(?)해 지겠다는 관종끼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자꾸 발동을 하는 걸까.
뭐가 이치에 닿고 이해라도 돼야 통할 텐데. 아무튼 이걸 특색이라고 막무가내이니 상대하긴 쉽지 않으리라. 굼벵이가 메꿔야만 비로소 전체 자연(自然) 그림이 완성된다는 데 어찌 하찮단 말인가? 굼벵이 없으면 한 모퉁이는 영원히 휑한 빈자리일 수밖에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