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간절했던 하나 됨의 흔적을 왜 지금은 찾아볼 수조차 없는 건지. 그때처럼 절박하고 아픈 상황은 아니어서라고요? 홍해 갈라지듯 쫙 쪼개져서는. 그때도 물론 일본에 빌붙어 꼬리 살살 흔들던 무리 왜 없었겠습니까만.
못 먹고 힘들었지만...... 지긋했던 그 가난, 억압에서 벗어나겠다고 죽을 둥 살 똥 매달렸기에 혹시 화풀이(?) 하듯 기필코 누려야 한다는 보상심리가 한몫했을까요. 그림의 떡 같던 서양 풍습이 지천이 되도록 방치시킨 책임어찌 가볍다 할 수 있겠습니까. 세련인양, 고급스러운 듯 따라 하지 못해서 난리였었구요.
고유한 우리 것 제치고 떵떵거리며 주인 행세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세월, 아니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것이야말로 촌스럽기 짝이 없는 구닥다리라더니, 후유증은 오롯이 우리가 담당해야 할 몫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렇다고 꼭 우리 것만 '좋을씨구' 쇄국적 태도로 문 꼭꼭 걸어두잔 얘기 물론 아닙니다.
선진국(?) 수준쯤 되려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통과의례라도 되는 것인 양. 마치 가까이 두면 시쳇말로 쪽(?) 팔리고 덩달아 촌스러워진다며 벌레 잡아 뜯어내듯 시치미 뚝 딴채 거드름 피우는 모양새가 어쩜 그렇게 같잖게 보이는지.
시장통 잡배 같잖게 고상하게 윗 물에서만 놀며 차원 다른 길 걸었던 터, 행여 먼지라도 묻을까 툭툭 털어가며 깨끗한 척은 했지만 '아님'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정의롭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할 법이 어쩐 일인지 저들에겐 오히려 그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나갈 궤변으로 돌변하고 있으니. '내로남불'을 들먹이기 조차 민망합니다.
법이란 도구가 자신들만 철저하게 지켜주는 방탄복으로, 하지만 소위 상대인 '적'들에겐 탈탈 털어 걸려들게 하는 촘촘한 올무로 그 몫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잖습니까?
적용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무수리 칼 춤추듯 멋대로 휘둘러 대고 있으니. 교묘하기는 뱀도 당해낼 도리조차 없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 너희 백성들은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받아먹으면 된다네요. 이런 취급받자고 국민 된 건 아닌 데 말이지요.
안중근의사님!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만 하는 고뇌와 아픔 속에서도 조국 대한제국을 지켜야 하는 거사를 의사(義師)로서 당당하게 생명 바쳐 실행했지만, 두렵기도 했을 인간으로서의 당신 모습이 영화 속에서는 너무 처절하고 아프게 관객인 제게 다가왔습니다.
아들을 먼저 보내야 하는, 어미의 애간장을잘라내던 슬픔은 또 어떻구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과 사랑하는 아내의 애절함을 결코 떨쳐낼 수 없었던 아들로, 아비로, 남편으로 극한 슬픔 아닌가요.
이를 견뎌내며 지켰던 조국이 지금 이처럼 자기 편만을 챙기기 위해 별짓도 서슴지 않는 아수라장이 돼 가고 있으니 어쩌면 좋을지요.
사형 집행 전 독방의 영웅 안중근을 감시하던 일본인 간수, 그나마 찾을 수 있던 양심의 소리가 귀에 여운으로 남아 쟁쟁거리기도 합니다.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미안'하다던. 극히 일부일 뿐임을 앎니다만.
대한제국 침탈의 원흉 이토에게 결기에 차 겨누던 총구, 영웅이셨지요.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어머니, 조국을 생각하며 흘리는 눈물뒤편 죽음을 눈앞에 둔, 약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두려움이 제 곁을 떠나려면 한참은 걸릴 듯합니다.
우리 모두가 의사(義師)님처럼 거사를 감행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맡은 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국민으로서의 몫 성실하게 감당하며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려 합니다. 늘 가르쳐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