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우주보(宇宙寶)
허어! 국보(寶) 다칠라'
뜬금(?) 없기도 하고 이해 또한 쉽잖은 고(故) 양주동 박사의 꾸짖는 듯한 일갈, '허어! 국보 다칠라' 새삼스럽다.
스쳐 지나는 수많은 행인들에게 소위 급(級)도 안되면서 '나 국보야! 알아서들 조심하시오' 타령할 수도 없는 일이고. 자칫 봉변당하기 딱 안성맞춤인 사달일 수밖에.
집게손가락 머리 쪽으로 쭉 펴고선 앞뒤로 뱅뱅 돌리며 '혹시 당신 어떻게 된 거 아니요?'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시선 어찌 감당하려고.
내 잘못이든 상대 쪽 실수든 "죄송합니다(pardon me!)로 상황을 마무리하는 소위 선진국(?) 세상이 돼 가고 있는 요즈음, 더군다나.
'국보'라시니 그 자존감 뭐라 일컬어야 할까? 허황된 착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쉰소리 중인지? 체크 결과 사실인지? 그분 박사님은 아실 테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그 말을 사용하느냐, 평가야 천차만별 분분할 테지만 그렇다고 개나 소나 막 갖다 쓸 말 또한 아니고 말고 잖은가? "나 국보(國寶)야!"가.
(개야!, 소야! 괜히 너희까지 들먹거려 미안)
아니 그래도 그렇지. 그 개(犬), 그 소(牛) 또한 전 세계 딱 하나이니 국가 보물 수준으론 만족 못 한다며 세계보(世界寶)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데 어쩔 텐가. (이런 단어가 있긴 한가?)
자신의 지질함과 못남을 은근히 덮으려는 허풍일 가능성도 다분하다. 예를 들자면, 지위나 권위에 전혀 미달인, 된장인지 그건지 조차 분간 못하는 나 같은 범인(凡人)이 사용했다간 말이다. 콧방귀와 조롱의 표적이 될 수도. 불쌍하다는 듯.
그래 본 적 없는, 걷노라면 발뿌리에 차이는 흔한 돌멩이쯤에 불과해도 그들의 삶 역시 양주동 박사의 "허어! 국보 다칠라"처럼 당연히(?) 국가의 미래 보물이다. 유일무이(有一無二) 세상 아니 전 우주에 하나뿐이다. 누구도 메꾸지 못할 당당한 몫 책임지고 있는.
아직은 변두리만 뱅뱅 돌며 이름도 없지만 언젠가는 능히 국보도 될 수 있을 테니 무명(無名)인 지금 그 가능성 얼른 알아보심 어떠실지..... 전체 그림은 아무리 하찮아도 내가 빠져 '훵'하면. (무슨 서당개 풀 뜯어먹는 소리냐며 여기저기서 난리이긴 하다. ㅠㅠㅠ)
수십억 이상 짜리 피스(piece)의 고난도 퍼즐 맞추기에서 진짜 어렵게 찾아낸 조각 끼워 넣는 쾌감이라니. 느껴 보셨을 테다. 그렇다고 그 조각 아무 곳이나 다 맞겠지 '대충 끼워 넣지, 뭐!' 교만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우격다짐일 뿐이다.
'체면이 밥 먹여 주는 줄 거들먹거려 봐도 소용은 없다. 나는 변할 수 없으니 네가 알아서 눈치껏 맞춰 바뀌라고!' 술수는 통하지 않는다.
무리하게 끼워 맞추겠다는 데 '감히 누가?' 거만과 억지는 먹히지 않기에 찾아내야만 한다. 지천에 흔하게 널린 세 잎 클로버 중에서 딱 맞아떨어지는 맞춤 조각을.
고상하고 수준 있다는 곳만 제아무리 깔끔하게 채우면 뭘 하나 널따란 마당 한편 조각이 메꿔지지 않으면 그 퍼즐판은 무용지물이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처럼 우주는 미완의 슬픈 작품 신세를 면치 못하고 만다. 그대 퍼즐 조각 하나가 빠져 비어 있으면.
그러기에 그때 가서 알아보면 이미 늦고 말고다. 알아주는 이 없지만, 더 높아져 어깨에 힘들어가기 전 수십억 짜리 피스(piece) 각각이 모두 보물일 테니. 전 우주를 통틀어 딱 하나뿐인 우주보(宇宙寶)니까. 대체가 전혀 불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