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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점복 Aug 20. 2023

오늘은 성공입니다

햇볕 쨍쨍한데 우산은 왜 들고 있냐구요?

집을 나서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짜증 나게시리 금방 내려갔단다. 15층이 깜빡깜빡. 어째 오늘 하루도 '술술'은 아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은?


지하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가 싶더니, 바쁠 때면 루틴처럼 성질을 박박 은 게 벌써 몇 번째인지. 기다리던 16층을 휙 지나치더니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인내력 테스트 한 번 제대로 다.


그나마 1층까지 순조롭게 내려갔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몇 번을 쉬고 또 멈추며 내려간다. 암튼 정해진 시간에 안착은 이미 물 건너갔다.


정말 일이 안 풀리려니 별게 다 속을 썩인다 비가 후드득 후두둑이다. '안 될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용 빼는 재주 따로 없으니 우산 가지러 다시 올라가는 수밖에.


엘리베이터는 바쁜 사정 특별히 챙겨 줬을까? 그랬다면 이 글은 세상에 나올 수 없다. "야! 너 이 글, 복(?) 받은 ."


이렇게 우왕좌왕 왔다 갔다를 반복하고 나서야 목적지로 향했다. 제 시간 도착은 이미 내려놓은 바였지만 사람 약 올리는 것도 가지가지라고 시치미 뚝 따며 언제 그랬냐며 비는 그쳤다.


오늘 이 우산 잃어버리지 않고 무사히(?) 귀가할 순 있을는지? 간절히 소망하며 일단 배를 마감하고는 바쁘게 버스 정류장을 향해 룰루랄라 발걸음도 가벼웠다. 우산을 두고 왔음을 알아차리기 전까지만 해도.


'어쩐지 뭔가 허전하다'했다. 버스에 올라타기 전 알아 차린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발품을 다시 팔아 얌전히  있는 우산을 챙기고서야 안도하며 기다리던 버스에 올다.


아내를 만나기로 한 곳까지는 얼마나 잘 모셨는지. 자리가 나길 기다리 잠깐 세워 둔 우산, 빈자리에 그만 정신이 팔려 급하게 일단 차지느라 또 큰(?) 일 치를 뻔했다. 


아내가 묻는다. "우산 어디 있어요?" "엉 우산 여기....." 어랏 없었다. 바로 옆이었기 망정이지 어쩔 뻔했는지..... 그 짧은 순간에도 벌써 몇 번째인지. 산과의 만남과 이별이.


옆을 지키고 있녀석을 만지작거리며  등을 토닥이고 있다. 도 모르게 견하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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