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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점복 Nov 09. 2023

도토리들끼리 키재기 하는 거 한 번 보실래요?

'hot'- '핫'[hat], 아니  '홋'[hɔt]?

여행 중 일본 약국에서 파스를, 손발톱 관련 치료 구입다. 물론 일본어는 할 줄 모른다. 게다가 아닌 척해보지만 은근히  얇은 편임 확인하게 되다니. 


때가 도대체 어느 때인가, 또 우리 수준 어고. 한여전히 수십 년 전 코끼리 밥솥 사들고 너도나도 입국하던 세월처럼, 파스를...... 암튼.


일본어가 안 되는 나, 우리 한국어를 못하는 판매원. 참 난감한 조합이잖은 가. 좋든 싫든 영어가 끼어든다. 하기사 스마트한 요 세상 손가락 몇 번 까닥이면 어려움 없이 소통 가능할 테지..... 그래도.


우선 파스를 사려 발생한 별 것도 아닌, 히려 너무 쉬운 단어라서 어이가 었던 해프닝. 바로 '뜨겁다'는 영어 단어 'hot'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눈만 멀뚱멀뚱 판매원은 날 뻔히 쳐다보며 이해를 못 하겠단 표정, 나 역시 상황 수습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진열 코너에 'cool' 즉 냉찜질용 파스가 있 뜨겁게 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 'hot'인 줄 알 온찜질  파스를 사겠다고 '핫(hot)'을 어렵잖게 발음했. 그런 알아듣질 못한다.


고개만 갸웃갸웃하며 무슨 단어를 말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저 표정, 대략 난감 그 자체였다. 영어 발음 하면 깐에는 어디 내놔도(?) 그리 처지지 않는 실력이라며 자신감 뿡뿡이었거늘. 게다가 어렵고 긴 단어도 아니고.


얼마쯤 지났을까 "Ah-ha!" 마치 그제사 알아들었다며 '홋'(hot)이란다. 자신 발음이 정확하다며 확인 사살 한. '당신 틀렸'라 뉘앙스로 그 약이 진열된 코너 향하는 점원.


받침 없는 언어 일본어를 접할 때면 , 성경에 등장하는 아벨탑 사건까지 소환 인간의 교만함 들먹이지 않더라도 다양함을 여지없이 실감하곤 다.


그 영향 어찌 무시할 수 있을까만. '김치라 발음 안되고 기무치 하는지' 나의 이해력을  탓할 수밖에. 발음 중 저네들의, 우리의 언어 특성이 고스란히  수밖에 없으니 어쩌랴.


미국 영향이 큰 핫(hot), 영국식 발음 홋(hot) 사이 물밑 경쟁이 볼만했다. 누가 이기고 져야 하는 제로섬 게임도 아닌  가지고, 특히 원어민들에게는 'Both are OK' 'That doesn't matter' 일 텐데.  


어리둥절 서로 자존심 내세우 지려하지 않는 어떤 일본인과 한국인의 대결(?). 영어를 외국어(foreign language)로 쓰고 있는 도토리들끼리. 


"오구 오구! 그래  발음이 쬐끔 더 그럴싸구나" 


원어민은 일본 판매원 머리를 쓰다듬을까 아니면 내 등을 토닥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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