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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점복 Aug 28. 2024

나도 이 정도 스마트는 하지.....

'살다 살다 참 이런 날도 다 옵니다, 그려!'

온 동네에 전화기라고는 딱 한 대뿐이던 세월 참 아련하네요. 한데 천지개벽, 경천동지 할 엄청난 역사적 발명이 있었잖습니까? 바로 스마트폰.


유구한 전통의 역사 한가운데를 떡하니 관통하고도 남을 대단함 과시 중이었는데 보편화되는 가 싶더금세 그 위세가 옛날 같진 않아. 신(新) 문물(?)이라 어렵다던 어르신들도 이젠 너나 할 것 없이 사용 중이시.


당연한 듯, 익숙하게 젊음들이 드나드는 카페(cafe)에, 누구도 뭐라는 이 없지만 괜히 못  곳이라도 되는  기웃기웃 스마트폰 사용 중이십니다. 어떤 어르신이......


한껏 젊은 치장까지 행 나이 듦 들통날새라, 게다가 스마트폰도 접을 수 있는 최신 사양으로 무장했지만 주책없이 삐죽삐죽 삐져나오는 세월의 자취 열심히 꾸겨넣으며.


작동 원리 모르지요. 알만한 과학적(?) 지식도 딱히 필요 없습니다. 누군가 설명해도 이해 여부 장담할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하고요.


전화기가 도대체 선도 없지요, 멀어도 웬만큼 멀어야 수긍하는 척이라도 하겠는데. 온통 뒤죽박죽 이해 수준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손안에 들려 사용 중이니 이 신비를 어찌할는지요?


이쯤에서 끝이라면 어떻게 공부(?)해서라도 알아보겠는데 듣도 보도 못한 희귀한 다른 기능들 다 집합했으니 어쩌란 말인지요? 그림의 떡, 먹어볼 수도 없고, 참.


문득문득 그때가 그리운 건 순전히 나이 탓인가 봐요. 몇 가구뿐이던 동네, 지금 잣대로야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 없을 테지만 감지덕지 그것만도 얼마나 신기했는데....... 딱 한 대뿐이었지만.


비밀에 꽁꽁 여, 행여 드러날까 잠그고 또 막아 봐도 희한하게 뚫리는 요즘 세태가 온통 이상(?)하긴 해도 차근차근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 나이 듦이 참 묘하기도 하고요.


사방에서 공격해 오는 싸한 관심 조금씩 조금씩 극복해 가다 보면 주인공은 비록 못 되어도 얼마든지 스마트할  있겠지요?


그런 나잇대의 또 다른 내가 저만큼에서 객체로 서있습니다. 여전히 신기하다며 옛날 기능의 전부였던 통화를 즐기면서 말입니다. 물론 자식들이 사 준 폰은 최고로 스마트한 성능이거든.


도도하게 흐르는 세월, 그나마 처지지 않고 함께 편승할 수 있는 것만도 대단하잖습니까. 그놈의 나이 때문에 안 껴주기라도 하면 난감 그 자체였긴 하죠. 


 모습 속에 얼핏설핏 스치는 저 형상은? 이째 나일거란 불길한(?) 예감 떨쳐낼 수 없을까요?



대문 사진 출처 : 다음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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