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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원

지구 온난화를 막았다네요

by 박점복

뭘 그리 대단한 역사적, 운명적(?) 사건이라고...... 뻥(over)을 쳐도 그렇게 거국적으로 치면서 끼워 맞추는지.......


그깟 이백 원 가지고.


가성비 떨어질세라 손익 계산 잽싸게 끝내고는 그냥 슈가 지나친다. 까짓 발끝에 차이는 백 원짜리 동전 2개, 그걸 줍겠다고 허리 숙이는 수고 안 하고 만단다.


그랬던 거들먹거림 쉬 사라질지는 의문. 게다가 쉽게 겸손 터득해 실천할 만한 위인(爲人), 당근 아니고.


그런데 차에 이런 일이 닥친 것이다. 따박따박 들어와도, 척 만 척했던 이백(200) 원, 며칠째 감감무소식 문안 인사가 없다.


"어랏! 가볍사리 여긴 게 아니었나?"


벌써 나흘째다. 입금되었다는 알림이 없는 게. 분명 하루 채워야 하는 숙제, '팔천(8000) 보' 완수 통보는 분명 확인했는 데 말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신경조차 안 쓰던 그놈의 200원 가지고 마치 2,000원 아니 20,000원이라도 되는 듯 안절부절이니. 언제부터 그렇게 거들떠보지도 않던 200원에 매달렸다고.


다만 걷기만 했을 뿐이다. 거창하게 이웃을 위한 활동, 지구 사랑 공익 실천 또한 결코 못되었고. 순전히 내 건강을 위한 동이었는데 이백 원을 덤으로 받았잖은가.



그렇게 얻은 '기후행동 기회소득'. 물론 거창하게는(?) 지구의 이상 기후 현상을 줄이는 막중한 일에 기여했단다. "와우! 내가 언제 이런 대단한 일을....." 온실가스(0.7 KgCO2 eq)도 줄이는.


물론 달성해야 하는 목표치는 있다. 한 달 걷는 날 수 20일 이상, 또 하루 8,000보는 꼭 넘어야 한다. 그 이상의 추가 보상은 없는 걸 모른 거다.


건강한 근력과 유산소 기능 향상이 덤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국적으로 지구환경 개선에 이바지까지 한다잖은 가. 족한 줄 알아야지.



무한정 쌓이는 줄 알았던 이백(200) 원, 욕심이 포함된 속내 나중에야 깨우치고는 괜히 머쓱해졌다. 눈치 주는 이 없어도.


지구 온난화도 막고 건강한 삶까지 선물로 주는 가치를 지녔다. 그랬던 이백 원이 한 며칠 문안 인사도 없길래 오해했었는데 몰랐던 사정이 있었다니.


돈을 내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주면서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소중한" 가치를 지닌 이백(200) 원, 어찌 놓칠 손가!



대문 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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