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 횡단열차 앞에서

킹크랩

by 녹주고우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은 좀 생소했다.

추운 지방이고 사회주의 국가라서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호기심이 생겼다.


큰딸은 우선 킹크랩 축제 기간이라서 싸게 먹을 수 있고, 물가도 비싸지 않아서 다녀오자고 제안했다, 오케이~ 고마웠다.


"거기 추운 곳 같은데?" "맞아, 여름은 짧고 겨울은 길어서 춥데, "


김해공항에서 출발 가능했다. 큰딸, 손주 둘, 여동생, 나(어른 3명 어린이 2명) 다섯 명의 2박 3일 짧은 자유 여행이라서 좋았다.


2018,9,16~19

김해공항-> 블라디보스토크 (2시간 반 정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내렸을 때, 공항은 아담했다. 짐이 있어서 큰 택시를 불렀는데, 우리나라 중고차 같은 느낌이었다. 숙소까지 덜커덩거렸고 매연까지 나오는 차였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중고차 수입한다고 들었음)


추울까 봐 호들갑 떨며 긴 옷까지 준비

했었는데, 막상 와 보니 전혀 춥지가 않았다.


숙소는 아파트 호텔(온 더 스베틀란스카야 스트리트) 이름도 길다. 룸 내부는 깨끗했다

짐 놓자마자 유명하다는 맛집 수프라(supra)를 향했다. 택시 타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다.


번호표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드디어 우리 차례다. 비행기 타고 오느라 배가 고프다.


(수프라 레스토랑)

양고기 샤슬릭, 힝깔리 만두, 아자르식하차푸리, 고르곤졸라피자 암튼 이름들이 참 길다. 골고루 인기라 해서 시켰는데 양고기는 약간 냄새가 났고 질겼다. 대체로 먹을만했다. 직원들은 매우 친철했다. 생일 있는 사람은 축하도 열어주고. 우리 테이블에 와서도 손자에게 호감을 보였다.

친절한 러시아 직원

분위기를 보아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다. 이곳 사회주의 맞나? 모두 자본주의 느낌이다.


다음 날

딸은 아침 간식 사러 택시 타고 클레버하우스 마트까지 갔다 왔다. 과일 진열이 이뻐서 사진 찍었드만 보안관 아저씨가 다가와서 어깨 툭툭해서 졸았다고 했다.(찍지 마세요)라는 말이다. 택시 이용 어플은 '막심'으로 하면 된단다.

아침 간단히 챙겨 먹고 나섰다.

숙소에서 길만 건너면 니콜라이 2세 개선문이 나온다. 아담하고 이쁜 건물이다.


1) 개선문, 잠수함 박물관

개선문은 1891년 니콜라이 2세(러시아 마지막 황제)가 횡단철도 시공식에 참석했었다는 기념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산책로를

따라서 조금 내려가면 해안 길이 나온다.


1860년에 처음 선박(만주호)이 들어왔던 곳이라 해서 '1860'이라고 쓰여 있고, 비가 와도 영원히 꺼지지 않은 불꽃과 잠수함 박물관으로 이어졌다.


영원히 꺼지지 않은 불꽃은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함이고, 잠수함은 2차 대전 때(독ㆍ소전쟁) 실제 사용되었던 잠수함이란다. 내부에는 전쟁 당시 상황이 전시되어 있었다. 미사일 답제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입장료 천 원)


2) 아르바트 거리

먼 거리 이동시에는 minivan 을 이용했고 (요금 2배), 보통 때는 그냥 economy 택시를 탔다.


아르바트 거리 쪽 '이브로쉐'에 들렸다. 일부러 들리려고 한 건 아닌데 기념품 가게였다. 다 같이 필요한 것 몇 개씩 사고, 난 천연비누를 샀다.

아르바트 거리는 해양 공원으로 이어졌다. 양쪽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가게와 카페들이 많았다.

딸은 우흐뜨블린' 팬케이크 가게에서 남들이 제일 많이 시킨다는 초코바나나와 구운 사과 팬케이크를 시켰다. 적당히 맛있었다.


딸은 전날 수프라에서 먹은 음식과 후흐뜨블린이에 기대가 커서 그런지 입맛에 맞지 않다고 했다.


"누가 최고의 음식이라고 후기 리뷰 달았지. 시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이 한국사람들이다. 테이블 위에 메뉴도 비슷하고 전부 음식 사진 찍고 있다.


해양공원은 딱 트인 공간과 하늘이 보여서 좋았다.

원숭이 한 마리 데리고 다니는 아저씨가 우리에게 눈길을 준다. 3천 원 주면 원숭이 안고 사진 찍어 준다고 했다. 원숭이가 우리를 보고 반갑다고 손짓했다. 단체 사진을 찍을 수밖에,


뚜껑이 없는 관람차를 타 본 적은 없다. 이렇게 무서웠던 적도 없다. 난 고소 공포증을 심하게 느꼈다. 아찔했던 순간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 딸은 그 와 중에 사진도 찍어 주었지만 본인도 후들후들했다고 하는데,


3) 시베리아 횡단열차 종착역

택시 타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었다. 내리고서 종착역 기념비를 찾느라 조금 헤맸다.


이 기차가 시베리아를 달렸던 기차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날랐을까. 독립운동가들도 이 기차를 탔을 것이고, 검사원에 안 걸리려고 애썼을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288km 눈 덮인 산하를 달렸을 것이다.


영화, 닥터지바고의 눈 덮인 대지를 떠올렸다. 혁명과 전쟁, 그리고 사랑의 격랑 속에서 한 지식인의 시대에 짓밟힌 이야기가 지나갔다.


지금도 열차는 달리고 있다. 내 생애 상상으로나마

열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가는 꿈을 꾸어본다. 나는 이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느끼고 있다.

횡단열차 종착역

4) 킹크랩

우리는 드디어 매인 메뉴 킹크랩을 먹으러 간다.

블라디보토크에 온 이유 중 하나이다. 딸은 한 달 전부터 예약해 놓았다는 '주마(ZUMA)'고급진 레스토랑에 들렸다. 5시 30분 예약해 놓았다.


분위기 자체가 고급지다, 인테리어나 식기들도 그렇고. 한국인 종업원도 있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말이다.


좀 아쉬웠던 것은 분명 킹크랩 축제기간

(9월 17일부터)에 찾았는데, 요즘 물량이 줄어서 축제 기간을 10월로 미루어졌다는 것이다. 반 값에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미루어진 것이다. 우리는 다시 올 수 없다. 그래서 킹크랩과 새우 등을 시켜서 먹어야 했다.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는 싸게 치었다.(킹크랩 2.4kg와 여러 메뉴 가족과 함께, 한화 15만 원 정도)


5) 독수리 전망대

우리는 곧바로 택시 타고 독수리전망대로 이동했다. 마감시간(8시)이 있기 때문이고, 푸니쿨라

(언덕열차)를 타보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푸니쿨라를 타야 전망대 꼭대기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열차가 가파르게 오르는 체험을 한다. 손주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5분 정도 금방 올라갔다.


어둑해지는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금각교(2012년)가 내려다 보이고 야경이 멋지다. 내일은 저 금각교를 지나서 루키섬으로 갈 예정이다.

독수리 전망대

오늘 하루 일정을 돌아보니 블라디보스토크 여러 곳을 돌아보았다.

(수프라레스토랑, 개선문, 잠수함 박물관, 아르바트 거리, 시베리아 횡단열차, 킹크랩, 독수리전망대)


마무리

역사적으로 바라보기


블라디보스토크는 원래 중국 땅이었다. 1860년 청나라가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하면서 베이징조약 때 러시아가 중계 역할로 얻어낸 땅이었다.


러시아는 부동항이라서 남하정책을 폈지만. 크림전쟁에서 패했다. 그래서 블라디보스토크는 귀하게 얻어낸 동쪽 끝의 항구인 셈이다. 군사도시의 요새로 만들었고, 러일 전쟁에서 패하기도 했다.


사실 요번 여행은 가이드 없이 돌아다니는 여행이라서 깊이 있게 잘 알지는 못하지만

거리 곳곳의 유럽풍 건물들이 많았다. 제정 러시아는 시내 주요 건물들을 유럽 모습의 건축을 짓도록 했다.



유럽풍 건물

블라디보스토크는 한인촌이 있었고,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다.


(고려인)

오래전부터 함경도에 살고 있었던 고려인들이 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서 한인촌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1937년 이들을 카지아스탄 등으로 행정명령서에 따라서 강제로 이주시켰다(55일 기간, 약 18만 명) 가축처럼 이동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했고, 계획된 살인이라고 했다. 그나마 지금까지 살아남은 고려인 후손들은 고국에도 돌아오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독립운동 근거지)

지금의 아르바트거리 아래 해안 쪽을 1874년 개척리 한인거리로 불렀다. 이후 독립운동가들은 신한촌을 세우면서 거점을 마련하였다.


(신채호, 홍범도, 유인석, 장지연, 안창호, 박은식, 최재형 등 ) 안중근은 최재형 집에서 단지동맹을 맺었다. 최재형은 이후 일본군에 잡혀 운명했다.

헤이그 특사(이상설, 이위종, 이준) 이들도 이곳을 지나갔다. 이상설은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죽으면서 유해를 뿌리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고 했다.


독립운동 근거지였던 아르바트 거리를 우리는 잘 모른다. 안중근, 최재형이 걸었던 그 길을, 이제는

유럽풍 거리, 카페의 거리가 되어 있다.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역사적 물음을 던지는 것 같다.


니콜라이2세 개선문
잠수함 박물관
금각만 항구
해안가
킹크랩
아르바트 거리
꺼지지 않은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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