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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 좀 아는 언니 Jan 08. 2023

정직한 인간이 되자

회피형 인간의 소송기록

나는 스스로 판단컨대 회피형 인간이었다.

지금은 그것을 알고 부단히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의 성향과 관성은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회피형 성격은 성장기의 과잉보호 등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스스로 방법을 찾거나 해결하고자 노력하기 보다는 피하거나 미루는 습성이 강하다.


문제를 직면하였을 때,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실행하고  어려운 일은 위임 혹은 도움을 요청하며 일을 진척시켜 나갈 것이다. 그러나 회피형 인간에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노력을 요하는 일이란.. 더욱이 문제 중에 큰 문제, 이성적 사고력을 총 동원해야 하는 법적 소송이란! 그야말로 머리가 터지는 난제이며 생각하기조차 싫어서 하루종일 기분을 언짢게 만드는 주제일 것이다. 그런 나에게 2년을 끌어오던 분쟁이 보상 문제로 행정소송까지 가게 되었다.


말로만 들어오던 사건이 나에게도 닥치자 먼저 두려움과 초조함이 엄습했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내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상황은 무엇이고 어떤 태도들을 경계해야 하는지를 적어 볼 수 있게 되었다.  


먼저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사건을 보듯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판단한다. 물론 싸움에서 이기려면 노력을 통해 보다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와 사고력, 자기주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번째로 쓸데없는 감정소모, 걱정이나 부정적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차근히 순서대로 진행하면 되는데 회피형 인간은 걱정이나 근심을 한가득 안고 괴로워한다. 스스로 만들어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운이 없거나 누군가 잘못해서 등으로 외부에 원인을 돌린다. 그리고 한 발짝 나가기를 두려워한다. 스스로 발을 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책임은 나에게 있고 해결도 스스로 해야 함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자신을 혹사시키고 무리하게 애쓰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잘못하면 소송에서 지겠지만, 원인은 준비 부족이지 운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걱정할 것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방관함, 즉 우리의 게으름이지 우리의 통제를 넘어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스로의 정신을 혹사시킨다.


무리하게 애쓴다는 것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의 단점과 부족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더 좋게 꾸미려다 보니 과하게 에너지를 낭비하고 소진되는 것이다. 근심이나 걱정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한 데서 나온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한 후 결과에 승복하면 근심이나 걱정이 있을 리 만무하다. 즉 회피형 인간은 스스로 노력하기를 꺼리고 그에 대한 당연한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정직하지 못한 인간상인 것이다.

 

살다 보면 의견이 다르면 논쟁하기도 하고 당사자간 협의가 안될 때는 소송을 하게 되기도 한다. 소송을 준비하면서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스스로를 회피형임을 진단하고 직면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메타인지라고 부른다. 나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나는 스스로 회피형 인간 있었음을 알고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솔직하고 조금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세상은 누구나에게 정직하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무엇보다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공짜는 자신이 먼저 한 것, 먼저 베풂에 대한 다른 이름이다.


새해에는 스스로에게 조금 더 정직한 사람이 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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