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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 좀 아는 언니 Feb 14. 2023

회피형 인간의 소송기록 3

변호사 선임, 내 시간을 삽니다.

소송의 관건은 스스로 충분히 자료를 준비하고 해당 분야에 경험 많고 실력 있는 전문 변호사에게 내용을 전달하여 법리에 맞게 주장하는 데 있다. 


많고 많은 변호사 중에 어디에서 누구를 어떻게 선정해야 할 것인가? 


말로만 듣던 송사에 휘말리다니 그것도 국가를 상대로... 


우선 변호사를 선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변호사는 일단 만나는데도 진입장벽이 있는데, 수임전 30분~1시간에 상담료를 통상 10~15만 원을 요구한다. 


만나봐야 맞는지 알 것인데,, 만나기도 어려운지라.. 전문 변호사를 찾아야 하고, 대형로펌 등의 수임료는 감당이 어려워 선택의 폭이 한정적 일수 밖에 없었다. 




올바른 선택은 그 실체를 두루 알아야 가능하다. 


1월 한 달 동안 소송 관련 공부를 하고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고 내가 소장을 쓰는 것처럼 준비를 해보았다.  

그리고 변호사, 법무사 상담 등을 통해 알아본바, 한결같이 '당신이 억울한 점은 알겠으나, 현재 법리상 크게 승소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었다. 


더군다나 최초 진행하기로 한 변호사에게 소송 진행이 어렵다는 답변까지 받아서... 멘붕


때는 소장 접수 기한이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차선으로 책임감 있는 사무실로 결정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변호사 계약 전날 나의 상황과 비슷한 또 다른 대법원 판례를 알게 되어,  급하게 해당 내용에 정통한 다른 변호사를 다시 찾아보고 다음날 바로 계약을 하였다.    


잘한 선택인지 모르겠다.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은 나의 몫이었다. 그리고 감당도 내가 해내야 할 것이다. 







위임이란 나의 시간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그게 전문 지식이라면 더 비싼 것은 당연하다. 


1월 에서 2월까지 온통 이것에 매여 있다 보니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소액소송이라 변호사 비용이 부담되어 변호사 없이 진행하는 나 홀로 소송을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예전 같으면 시도해 봤음직한데.. 나이 들수록 돈보다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꼭 내가 해야 하는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대가를 지불하고 교환한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는 개념이 더욱 확고해졌다. 


내 시간은 변호사 수임료 가치 이상 이다!! 한 푼 두 푼 아끼는 것보다 시간을 잘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잘 경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행동의 근원이 되는 생각을 건강하게 경영하는 것이다.  


나는 유난히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이것저것 직접 알아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몸이 고생이다.  변호사를 선임하기까지 참으로 긴 시간을 소모하였다. 


살아가는데, 선택에 있어 균형이 중요하다. 모든 과한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완벽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조금 손해 볼 수도 있지만 나의 정신 건강을 감안하여 결정하고 도장을 찍었다.  


의심도 일종의 강박이다. 조금도 손해 보기 싫어하는 인색한 마음이 의심의 싹이다. 


의심이 많아 일이 진척이 안되고 효율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은 욕심이 많아서이다. 


욕심이란 내가 투자한 것보다 더 가지려는 정직하지 못한 마음이다.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기로 했다. 


시간과 생각을 투자하여 최상의 결과를 만들려 하지 않고, 생각과 행동에 게으름에 빠져있으면서 노력보다 더 많이 가지려는 게 욕심이다. 


요행을 바라고 날로 먹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대신 스스로에게 정직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타인을 인정하는 균형 잡힌 생각의 경영자가 돼야 한다.


시간과 같이 가장 중요한 자산을 아끼고, 반대로 타인을 인정하는 여유는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반대로 행동해서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의심병이 도지고 몸이 고생인 것이다.  지긋지긋한 관절염, 아니 청개구리 같은 습성을 버려야 한다. 






누가 고난을 성장의 씨앗이라고 했는지 맞는 말이다.  


살면서 뜻하지 않은 문제를 마주했을 때 쾌재를 외쳐라, 한판 승부로 나를 시험하는 계기로 삼아라. 


사용하지 않던 감각들과 이성이 깨어나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본능을 통해 다른 시선을 장착한 자신을 발견할수 있다. 


그 터널을 거치면서 더 강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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