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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 좀 아는 언니 Apr 25. 2023

피상적 관계에 관하여

합리적인 사람이 되자 


사람들 간 관계 양상은 그 사람들의 성격만큼 다양하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는 직장에서도 일 자체보다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더 큰 것을 보면 인간관계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최근 나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을 하는 계기가 있었다. 이때 떠오른 단어가 '피상적인 관계'라는 것이었고 이것이 하나의 문제의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상적'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뜻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다.

'본질적인 현상은 추구하지 아니하고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현상에만 관계하는 것'


사람들은 왜 피상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인가? 왜 어떤 인간관계는 한계가 있는 것인가?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관계는 왜 어려운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피상적인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피상적 관계가 무엇인지, 왜 이런 관계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지 그 실체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다.



1. 피상적 관계는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 맺는 솔직하지 못한 관계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다. 사회적 인간, 그리고 동물적 차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깨어있는 인간'은 이기적 성향을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본성을 거스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며 모든 관계에서 일률적으로 똑같이 적용해야 하는 법은 아닐 것이다.


논의에 앞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우리는 모두 이기적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일 것이다. 즉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필요치 않으면 관계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기적인 인간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피상적 관계를 지속한다. 피상적 관계는 서로의 감정적 에너지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기보단 에너지를 소진시킨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화학작용이 발생한다. 서로의 존재 자체에 감사하고 서로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우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피상적 관계이다. 관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것이다. 시간을 함께 하지만 에너지가 모이질 않는다. 소진할 뿐, 알맹이 없이 시간낭비일 뿐이다.


스스로 이기적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현실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괴리가 큰 사람이다. 스스로를 아는 메타 인지가 낮은 사람은 본인의 내면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나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겉과 속이 다른 왜곡된 자아상을 그린다. 가면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속과는 달리 겉으로만, 피상적으로 대하게 된다. 즉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 그리고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피상적 관계를 맺는 경우 처음엔 상대방이 모를 수 있다 해도 상대 역시 관계의 어색함과 문제점을 결국 인지하게 된다. 문제는 그러한 관계를 맺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가 모르고 있거나 알지만 모른 척하는 것이다. 관계 역시 인지적 측면이 중요하다. 먼저 자기에 대한 인식을 해야 하고 내 행동의 의미에 대한 인식을 해야 한다.


감정, 정서 역시 인지와 관련된다. 스스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관계의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는 인지적 오류로 상황 판단을 잘못하게 되어 스스로는 물론 타인에게도 불신, 불안, 불쾌감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2. 친구, 가족, 지인들과의 관계도 피상적으로 관계를 맺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 관계, 일시적 관계에서는 피상적 관계를 맺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까지 피상적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부류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진정성이 없는 사람들이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관계를 유지한다. 심지어 가족조차도 도구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조건 없는 사랑으로 뭉쳐져 있는 가족조차도 상대방의 이러한 경향성을 알게 되면 관계는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 사람은 마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진정으로 불행한 사람으로 남게 된다.



3. 타인과의 인간관계에 앞서 스스로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할 것인가?


우리는 균형 잡힌 인간상을 가리켜 전인적 인간이라고 한다. 

전인적의 뜻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다.

'인간의 세 가지 심적(心的) 요소인 지성, 감정, 의지를 균형 있게 갖추어 원만한 인격을 지닌 사람의 것'


교육의 목적은 개인이 전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인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이기적인 인간의 습성을 벗어난 보다 인격적인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이야기한다. 


전인적인 인간은 나와 다른 사람을 존중하기 때문에 관계에 있어 피상적 관계를 경계한다. 피상적 관계는 자신과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멀리해야 한다. 균형 잡힌 원만한 성격은 우선 나를 알고 타인도 나와 같은 인격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전제가 된다. 그래야만 의미 없는 관계, 거짓으로 관계를 맺지 않아도 서로가 불편해지지 않을 수 있다.


전인적 인간은 기본적으로 메타인지가 높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듯 '너 자신을 알라'를 잘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피상적 관계는 메타인지가 낮아 스스로를 잘 모르는 사람, 따라서 자신을 매우 친절한 사람이라고 포장하는데 능숙한 사람,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타인의 입장에 서지 못하는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이다.


이렇게 정서적 심리적인 가치 역시 인지적인 능력과 결합되어 인격적인 인간, 전인적 인격체로 나타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 전인적 양육과 교육에 노출되지 못하고 기술을 터득하지 못한 사람들은 피상적 관계를 맺음을 반복한다. 결국 이러한 관계가 소모적이고 이득이 없음을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된다. 그러나 이미 많은 아픔과 상처로 되돌리기에는 너무 대가가 가혹한 경우가 많이 있다.


나를 위해, 타인을 위해 소모적인, 부정적 정서를 불러오는 피상적 관계를 경계해야 한다. 균형 잡힌 사람, 전인적 인격체는 궁극적으로 어떤 관계가 생산적인 관계인지 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피상적 관계를 맺는 것은 관계를 악화시킬 뿐 생산적이지 않고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무엇이 문제 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인지능력과 이것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행동에서 나온다.


소모적인 관계라고 생각된다면 내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상대방에게 솔직하지 못한 부분이 없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피상적 관계를 맺는 목적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인정할 것이 있다면 숨김없이 인정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는 유한하기 때문에 충실한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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