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사랑하는 지혜가 있는가?
사람이 미운 이유는 뭘까?
사람이 미워 보이는 이유는 그 사람이 객관적으로 잘못해서 일 경우도 있겠지만, 경험상 많은 경우, 나의 시각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나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고운 눈으로 보지 못하고 마음속에 원망이나 미움을 품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이다.
같은 환경에서도 특별히 내가 더 인간관계로 고달픈 것은 내 마음속이 평화로운 들녘이 아니라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내 속에 무엇이 그런 마음을 가져오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1. 나는 욕심이 많고 이기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욕심과 만족이 채워지지 않으면 불쾌한 감정이 앞선다. 극단적으로 그 근저에 다가가 핵심을 짚어 보자면, 인생의 목적이 관계가 아니라 관계 이외의 것이고, 타인을 존재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게 말하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인생의 목적을 가지고 산다. 그러나 자기의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사람에게 서운한 마음을 품는 것은 그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미움과 원망이 내 안에서 요동칠 때 나의 목적은 무엇이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지 뒤돌아 본다.
2. 나는 시야가 좁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근시안적으로 눈앞엣 것만 보기 때문에 상황이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미운 마음이 든다. 시야는 물론 넓고 길어야 한다. 통시적으로 과거/현재/미래를 볼 수 있는 안목과 공시적으로 같은 시간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미운 마음은 눈앞엣 것, 내 주변만을 보기 때문에 생긴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대립과 다툼은 시야가 좁은 개인과 집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의 그 사람의 행동이 밉고 내가 속하지 않은 집단에 혐오가 생긴다면 나의 시야가 확장되어야 하는지 돌아볼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처음과 마지막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 시간적 공간적 관계성 속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3. 나는 고지식한&유연하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인식은 매우 불완전하고 편협하다. 수많은 오류들로 점철되어 있다. 나의 한계를 먼저 돌아보지 못하고 내가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여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자기 인식, 메타 인지, 즉 스스로가 스마트하지 못한 이유다. 의견이 다르고 갈등이 있을 때 나뭇가지 같은 뻣뻣함으로 자기주장만 펼치면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미워한다. 나의 불완전함을 안다면 관계에서 반목과 갈등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이해한 사람은, 나도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미워하거나 경멸하지 않고, 그의 마음을 공감하면서 진심을 다해 설득하거나 설득될 것이고, 그것은 전쟁이라기보다는 상호 윈윈을 위한 평화 협정에 가까울 것이다.
4. 나는 용서받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내가 용서받고 이해받음을 경험하였다면 자동적으로 이해심이 발동할 것이다. 그러나 종종 이해받지 못한 사람은 그 방법에 익숙하지 못해서 의견의 차이를 두고 감정을 실게 된다. 관계도 연습이다. 부족하면 많이 연습하면 된다. 부족함을 인정하자. 타인과의 관계에 앞서 나와의 관계, 나를 용서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피상적이 아닌 허심탄회한 진정한 용서가 가능할 것이다.
5. 나는 둔감하기 때문이다.
민감하지 못하다면 자신의 불편한 감정 만을 표면적/이면적으로 발산하고 타인의 고통을 알아챌 수 없을 것이다. 용서와 화해 관용의 감각이 발달에 선천적으로 둔감한 사람이 있다. 4번처럼 경험이 없어서 그 기능이 발달하지 못한 것이다.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개발하면 된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내가 편하고 행복하면 되는 것 아닌가? 처음에는 힘들지만 나중에는 무의식적으로도 미움을 품지 않는 자동적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
5. 나는 적극적이지 못한, 소극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는 먼저 손 내미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마음속에 미움과 원망을 꽁꽁 싸매고 분을 놓아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스스로에게 지옥이다. 소극적 성격을 탓하는가? 그것은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무엇이 좋은지 분별력이 없어서 그런다. 내 삶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미움이라는 암덩어리를 키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해소하고 풀어버려야 한다.
어찌 보면 모든 안 좋은 성향들을 모다 나열한 것 같은데 그게 그렇다.
삶의 지혜와 인간관계는 일맥상통한다. 지혜로운 사람이 인간관계도 잘한다.
나 역시 타인에 대한 오해나 미움으로 인생의 좋은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음을 고백한다.
답은 명백하다. 내가 과연 나를 사랑하고 이해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