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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 좀 아는 언니 Dec 15. 2022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독서의 유익

나는 다소 소극적인 성격이다. 그리고 목소리도 작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어렸을 때는 꽤 활발했던 것 같은데 사춘기를 지나며 내향성이 더욱 커진 것 같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내가 잘못한 것 같고 당연한걸 요구할 때도 뭔가 죄지은 사람처럼 미안해하며 굽신거리고 '죄송하지만,,'을 먼저 달고 이야기를 꺼냈다.


돌이켜보니 천성적으로 활발했던 아이가 내성적으로 변한 이유는 독립적이기보다는 의존적 성향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다른 사람의 반응에 매우 민감한 사람, 타인의 반응에 따라 위축되기도 심하고 주눅 들기도 심하였다.


어른이나 선생님들이  '목소리가 크다' '애들은 잠자코 있어'라고 하거나 친구들이 '오늘은 너랑 못 놀 거 같아'라고 말하면 그것이 나를 부정하는 말로 들렸다.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나의 의견을 말하지도 못하고 타인의 처분만을 바라는 의존적 성격이 심화되어 10대 중후반 이후 목소리도 작아지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살아온 것 같다.


심리학에 '대상관계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아이와 주된 양육자 사이의 관계가 향후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신정신분석 이론이다. 양육자가 아동의 요구나 감정에 일관된 반응을 하지 못하면 아이의 독립심, 자기 관념과 타인 관념, 즉 나와 타인 세상을 보는 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이런 이상 행동에 대한 원인과 과정들을 배워가면서  이상 내가 만든 혹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프레임에 나를 가둘 필요가 전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너도 나도 같은 처지의 인간이고 존재 자체로 소중하며 인간관계는 지배와 의존이 아니라 동등한 관계라는 것을 알게되엇다.


누가 나쁘게 볼까 아니면 튀어 보일까 염려에서 작아진 목소리가 확성기가 달리고 허리가 다림질로 펴지는 것 같다. 실제로 희한하게 사무실에서, 사회적 환경에서 누가 묻거나 내가 이야기를 할 때 목소리가 커졌다. 정말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 맥락적으로는 다른 의미이지만 문자 그대로는 정말 맞는 말이다. 목소리 작은 사람은 내면의 왜곡된 자기와 싸움에서 진 사람이다. 목소리 큰사람은 의식적으로 자기의 그림자를 극복하고 있는 사람이다. 누구나 그림자는 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더욱 짙은 그림자를 가진다. 그림자는 목소리를 낮추게 하고 심지어 말을 막아버린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어두움과 싸워 이겨야 한다. 부정적 감정과 슬픔을 넘어 불신과 분노의 프레임으로 나의 목소리를 가두어서는 안 된다.


목소리는 물리적 소리뿐만 아니라 '생각, 의견'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타인의 가치는 물론 나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균형감 있고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말하고 타인의 의견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목소리가 있다.


목소리 큰사람은 어두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이다! 목소리 큰 사람은 자신을 극복한 용기 있는 사람이다! 허리를 곧게 펴고 걸으며 다른 사람이 다시 묻지 않을 정도의 당당한 목소리로 말해보자. 목소리 큰 사람이 자신을 이기고 세상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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