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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져니 Nov 29. 2024

[24.11.16-25] 인도 식도락

- Haldiram's

인도에는 길거리 먹거리가 많다. 

하지만 위생상태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함부로 나의 장이 튼튼한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 

인도 길거리 음식이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할디람스를 가보자. 


가격도 합리적이고, 위생상태도 보장되며, 맛도 꽤 괜찮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인도의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할디람스에서의 나의 최애는 라씨!!!

스위트 라씨와 망고 라씨가 병으로 제공되는데, 100루피의 행복이다!!!

인도에서 먹었던 수많은 라씨 중에 할디람스 스위트 라씨가 최고봉.


Papdi chat 또한 내가 좋아하는 인도 음식이다. 

만드는데 수많은 재료를 섞는데, 바닥에 깔린 튀김의 바삭함, 감자의 고소함, 요거트의 상큼함, 석류의 탱글함, 소스의 매콤함이 섞여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다양한 풍미와 식감이 입안에서 터진다. 


푸드코트에서 피자와 콜라, 와플 아이스크림을 먹던 두 딸은 

굳이 많은 선택지 중에서 인도 음식을 골라 먹는 엄마를 이해 못 하겠다는 표정.


인생 살아봐라~ 


피자 외에도 맛있는 게 많은 세상이란다. 


 - 학교에서 학부모 대상 영어 수업을 듣고 있다. 

중간 브레이크 타임에 교직원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그날 아침 메뉴가 너무 맛있어 보여 커피 대신 선택한 인도 아침 식사.

vada & sambhar

인도인은 왜 이렇게 튀김을 환상적으로 만들어내는지... 

렌틸콩 튀김이 고소하며 담백하다. 

곁들인 sambhar도 카레 풍미에 자꾸 손이 간다. 

훌륭한 아침 식사~


막둥이 친구 어머니가 초대해 줘서 함께한 즐거운 식사.

인도 쌀떡만 먹다가 한국에서 공수해 온 떡으로 떡볶이를 먹으니 그 쫄깃함이 기가 막히다. 

오랜만에 먹은 김말이에 감격해서 울 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새삼 감사함으로 다가오는 인도 생활이다. 


한국에서 어머니께서 직접 캔 쑥으로 만든 소중한 떡과 직접 만든 물김치를 내어주시는 따뜻함에 

음식이 음식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시간. 


자기 것을 나누는 이웃의 정이 더욱 소중한 인도라 

나 또한 많은 것들을 내어주고 싶지만 

한국에서 가져온 것들이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이고

구할 길도 마땅치 않아 

아쉽기만 하다. 


조금은 더 풍족한 일상에서 

거침없이 베풀고, 나누고 싶은데

물자가 부족한 인도라 

허덕이는 일상에서 

속상할 때가 많다. 


혼자 로컬 쇼핑몰에 가 장을 보고, 

오지 않는 차를 기다리다 터덜터덜 걸어 근처 엄지 식당에 가 짬뽕을 시켜 먹었다. 

구르가온에서 한국식 중국음식이 먹고 싶다면 찾는 곳, 엄지. 

짬뽕과 짜장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짬뽕을 먹었는데, 

짜장의 달큼함이 아쉽다. 

역시 중국음식이 여럿이 북적이며 가서 먹어야 제맛. 

혼자 정적 속에서 짬뽕을 먹으니 한 그릇 비우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의 초대는 항상 감사하고 신이 난다. 

나의 봉사, 아이의 학년. 

여러 인연이 겹쳐 자주 보는 지인이 초대해 같은 아이 학년 어머니들과 함께 모임을 했다. 


커피. 

샴페인과 주전부리로 시작해 

다양한 국적의 음식으로 채워진 식사.

내가 그토록 수많은 닭요리를 해 먹었는데, 오늘 먹은 닭가슴살 요리가 단연 최고. 

돼지고기 풍미가 나는 닭요리는 국제 음식 모임에서 레시피를 배웠다고 한다. 

아.... 좀 더 겸손한 자세를 갖게 되었다. 

이제 닭은 질렸어. 

매일 닭닭닭을 먹는 일상이 싫다고 투덜거렸는 데, 내가 하지 못하는 더 고차원적인 닭요리가 있고, 닭을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나의 일상을 함께 해주는 소중한 친구들. 

그냥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부담 없이 '나와~'를 할 수 있는 인연.

오늘도 사우스 포인트몰 시방에 앉아 

델리를 오갈 땐 장이 탈 날까 봐 마실 수 없는 카푸치노를 들이키며 

순간을 함께 한다. 



비빔밥 명가에 유린기+마라 국수+야채김밥의 완벽한 조합

새콤, 매콤, 단백이 대통합을 이루는 순간. 


영어 수업이 끝난 후 함께한 점심 모임

대기 오염도 심상찮고, 시간이 이른지라 쇼핑몰의 식당으로 향했다. 

영어 선생님께서 가족 모임 장소로 괜찮다며 추천한 Andrea's Bistro


평일 12시 오픈런을 했던지라 손님이 없이 한적해서 좋았다. 

주말이나 오후에는 사람이 많아 웨이팅을 해야 하는 식당이라고 한다. 


전 세계 음식이 함께하는 식당이라 

다양한 피자, 초밥, 한국 치킨, 딤섬 등 선택지가 다양했다. 


자주 와보셨다는 선생님의 추천과 우리의 희망 사항이 합쳐져

오늘의 식사는 

아보카도  토스트

크림치즈 딤섬 - 중국 주재를 했던 언니도 중국에서 한 번도 맛보지 못했다는 퓨전 음식. 입안 가득 크림치즈 풍미가 넘쳐난다. 


연근 요리- 튀기고 매콤 달콤 양념에 무쳐낸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맞는다. 


버섯 피자 - 담백한 버섯향이 가득


음식을 다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종업원이 와서 디저트를 권한다. 

생각 없던 우리도 슬며시 메뉴판을 보고는 마음이 움직여 주문한 두 개의 디저트가 화룡점정이었다.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따뜻한 브라우니에 카라멧 시럽을 곁들인 디저트와 

8개 종류의 초콜릿을 사용했다는 초콜릿 케이크. 뜨거운 초콜릿 시럽을 그 자리에서 위에 가득 뿌려주었다. 

초콜릿이 초콜릿을 녹이며 다양한 식감과 부드러운 초콜릿이 환상적이었다. 


나는 인도에 살고 있다. 

제한된 한국 식재료를 구할 수는 있으나 그 가격이 비싸고

길거리 음식은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먹을 수 있으나 위생이 걱정되어 먹을 수 없으며

꽤 좋은 식당에 간다면 괜찮은 음식을 기대할 수 있는 곳


이웃이 내어주는 귀한 한국 음식에 감사해하며

나 또한 많이 베풀고 싶지만 

내가 가진 한국 식재료가 많지 않아 아쉽기만 한


부족하면서도 풍요롭고,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그런 인도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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