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져니 Dec 07. 2024

[24.12.4] Haveli Dharampura방문기

- 호텔 안 Lakhori 레스토랑 

필드 트립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Haveli Dharampura 호텔 안 Lakhori 레스토랑에서의 점심!

전날 '멋진 인도 전통 옷을 입어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하게 만든 멋진 장소다. 

인도에 온 이래로 계속 가보고 싶었던 위시리스트 중 한 곳이었는데, 드디어 가게 되어 무척 기대가 컸다. 

사실 언제든지 마음먹으면 갈 수는 있지만, 차에서 내려 골목을 지나가야 한다는 것, 올드 델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그동안 마음에 큰 장벽으로 작용해서 방문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자마 마스지드 모스크 경찰서(Jama Masjid Police Station)에서 작은 골목으로 5분 여쯤 걸으면 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다. 

차로 경찰서까지 이동 후, 구글 맵을 켜고 haveli 호텔을 찍고 걸으면 될 것 같다. 

찬드니 촉을 걸은 후라 그런지, 레스토랑을 가는 좁은 골목길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그 짧은 골목길에서 많은 문들을 만났다. 

오만에서도 '문'이 그렇게 인상적이더니, 올드 델리 안에서도 짧은 순간 다양한 형태와 무늬의 문들을 볼 수 있었다. 

https://www.havelidharampura.com/


호텔은 올드 델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서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올드 델리의 대혼돈 속에서 미로 속을 헤매듯 좁은 골목길을 지나 만나는 호텔의 자태가 마치 한 마리 고고한 학처럼 고상하고 우아하다. 

대비되는 분위기 속에서 그 존재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점심 식사만 생각하고 간 우리에게 뜻밖에 호텔 구경을 시켜준다며 옥상으로 이끈다. 

계단을 올라 위에서 바라보는 호텔과 식당 전경이 참 멋지다. 

1887년 지어진 이 건물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현재 소유주가 전통 방식으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문화유산 보존상을 받았을 정도로 그 가치가 인정받았다. 


인도에서 할 수 있는 체험 학습을 알아보다가 이곳 하벨리 호텔에서 연 날리기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놀랐었는데, 

호텔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토, 일 8-10 pm 카딱 댄스 (Kathak Dance)

수, 목 7-10 pm 인도 전통 음악 ( 저녁 예약 시)

매주 토, 일 4-6:30 루프탑에서 연날리기와 3코스 tea

등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루프탑에서는 자마 마사지드, 레드포트, 골든 템플 등 올드 델리의 유명한 유적지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다른 옥상에서 휘슬을 불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수십 마리의 비둘기를 훈련시킨다고 한다. 

왜 굳이 비둘기를 훈련시키지 의아했는데, 이는 북인도의 꽤 인기 있는 민속 스포츠의 일종이란다.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하벨리 호텔을 즐긴 후 식사에 임했다. 


선생님이 이미 식당과 조율하여 코스를 조정했다고, 2500루피에 인도 코스 요리를 먹었다. 


웰컴 드링크 - 식욕을 돋우는 음료라는데, 마살라 향과 맛이 강하게 느껴져서 거의 맛보지 못했다. 

 마셨다가는 내 식욕이 다 달아날 것만 같았다. 

 언제쯤이면 마살라 음료에 익숙해지려는지. 그게 가능은 한 일인지 모르겠다. 


시금치 튀김. 빨락 차트. 

나의 최애 인도 음식인데 바삭하고 풍미가 있어 맛있었지만, 사실 크레스트 클럽 하우스의 빨락 차트가 훨씬 낫다. 


달 푸리. 길거리에서 인도 사람들이 자주 먹는 빠리 푸리(골갑파)와 비슷한 음식. 

컵 안의 물을 동그란 튀김 안에 채워 먹는 건데, 입 안 가득 다양한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호불호는 갈릴 수 있는 음식이지만, 난 그럭저럭 괜찮았다. 


애피타이저 - 탄두리 로스티드 치킨.

 아는 맛, 고기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버터 치킨과 달 마크니.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버터 치킨. 먹어봤던 버터치킨 중 제일 맛있었다. 달콤하고 고소해서 밥 비벼 먹거나 난 찍어먹기 정말 좋았다. 


빠니르 토크니 - 토마토 카레 속 빠니르 치즈. 느끼한 음식 중에 양파가 산뜻해서 좋았다. 

밥은 왜 이렇게 많이 주는 걸까...언제나 남는 밥이 참 아깝다. 


디저트. 쌀 푸딩.

원래 좋아하는데, 식사가 계속 느끼해서 마지막 탄수화물 폭탄까지 싹싹 비우고 싶진 않아서, 양심상 남겼다. 


사실 음식의 양이 너무 많았다. 

애피타이저로 치킨을 먹었을 때, 이미 배가 불렀다. 

그 이후의 음식은 어쩔 수 없이 배부른 내 위장에 구겨 넣었기에 마냥 즐길 수가 없었다. 


인도 길거리 음식을 재해석했다는 레스토랑은 생각보다 훨씬 비싸고, 맛이 월등히 낫진 않았다. 

장소를 즐겼다는 데,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호텔 앞 캐리어들을 보니, 이곳에 머무는 여행객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올드 델리의 한가운데, 이곳에 머무르면 어떤 느낌일까. 

호텔을 조금만 벗어나면 대 혼돈의 올드 델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할 것인가.


서둘러 이 호텔과 올드 델리를 벗어나 

이 경험은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라 이야기하는 친구의 말에서 느껴지듯

결코 쉽지 않았던, 

그래서 어디에서나 경험할 수 없었던 

독특하고

낯설고

힘들고

신기했던

시간들을 

오늘을 함께한 친구들과 오래오래 이야기하며 추억할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