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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이칠 Feb 15. 2024

유튜브를 해보기로 생각한 이유

생각이 바뀌었다.

이미 늦은 건지도 모르고

한참의 열풍이 지나갔다는 느낌은 확실히 들지만

그럼에도 유튜브를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를 몇 가지 풀어보자면


우선 첫 번째는 퇴사 후 살아남게 해주고 있는 능력이 영상을 만들고 편집하는 능력이라는 것.

사실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계획하지도 못했지만,

어느덧 일 년 동안 아직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지 않았고 아직 프리랜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게 가능했던 것이 영상 편집 일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인데 조금의 부끄러움을 담은 자랑을 해보자면 결과물에 대해 나름 나쁘지 않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고 만들어 왔기에 일이 끊이지 않았다.

(잘 만든다는, 좋다는 칭찬을 듣고 클라이언트도 나의 영상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피드백을 들었으니 못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영상을 만들고 하다 보니 내 영상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이어지는 두 번째 이유는 나의 가장 젊은 날이라는 생각 때문.

언젠가부터 난 내가 보여지는 것에 큰 거부감이 있었다. 사진으로서 나를 남기는 것을 싫어했고 누구와 같이 찍던, 혼자의 셀카던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싫었다.

(지금으로서도 그 흔한 인생 네 컷을 찍어본 적도 없고, 찍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으니)


그러다 문득 생각이 바뀐 건 지금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생각

서른을 넘기고도 몇 년이 지나서일까, 바뀐 나이로 갑자기 조금 더 어려졌기 때문일까, 다이어트를 한 다음의 내 모습이 조금은 마음에 들어서일까(20kg을 뺐다)

아마 이 모든 이유들이 합쳐진 탓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 모습을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내가 보여진다는 것은 힘들고 어렵지만.


세 번째 이유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기는 것이라는 생각의 변화랄까

유튜브라는 채널 자체가 남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거나 보여주거나 해서 조회수와 반응을 얻고 그것으로 어떠한 재화를 얻는 그런 프로세스이지만(원한다면 그게 아닐 수 있지만) 그것이 아닌 그냥 아카이브 자체의 기능으로서 이용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아카이브의 도구로서 영상이라는 형태가 좋아 보였다. 더욱이 생생함을 담을 수 있는 형태.

냄새와 향기를 제외한 보여지는 것, 보이는 것, 들었던 것, 들리는 것까지. 그때를 그 모습 그대로 담을 수 있는 건 영상의 형태고 그것을 무료로 꾸준히 모아둘 수 있는 곳이 유튜브라는 채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몇 가지 이유들로 유튜브를 해보기로 했고 영상을 올려두기 시작했다.

이어서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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