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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레지나 Aug 02. 2024

매일 하는 인내심 테스트

늘 즐겁기만 한 건 아니에요


아이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즐거운 일도 많지만 그만큼 화나는 일도 많이 생긴다. 어떤 때는 밖에 나가 악 하고 소리 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 앞에서는 최대한 감정을 앞세운 화를 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물론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긴 하다. 지금 이 아이가 내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하는 건가 진심으로 생각해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쁜 일은 금세 잊는 단순한 기억력을 가졌기에 기억나는 일화가 많지는 않은데, 여러 아이에게서 비슷한 일이 반복될 때가 있어서 안 좋은 기억이 쌓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남자아이들 중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내게 손을 올리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화가 날 때 내 얼굴을 노려보며 연필을 부러뜨린다거나 하는 일이 놀랍게도 여러 명에게서 일어난다. 나도 그저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악의에 찬 눈빛을 마주할 때면 괜스레 서운해진다. 그렇다고 남의 집 귀한 자식에게 감정에 가득 차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럴 땐 눈을 잠시 감고 숫자를 센다. 1, 2, 3・・・. 물론 그것만으로 부족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잠시 교실 밖으로 나간다. 물을 한 컵 마시며 생각을 정리한다. 보통은 그렇게 하고 교실에 들어왔을 때 나도 아이도 차분해지지만, 간혹 본인이 이겼다 생각해 더욱더 크게 액션을 취하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아이들이기 때문에 대부분 그 이상의 폭력성은 드러나지 않지만, 흥분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럴 때는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만 한다. 다른 선생님께 잠시 수업을 맡기고 빈 교실로 데려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차분하게 본인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물론 어른의 시선에서 잘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잘 들어준다는 리액션을 충실히 해준다. 안아준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된다…


물론 나는 학교가 아닌 학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훈육이 아니라 교과목 교육에 더 무게가 실려야 하는 게 맞지만, 학생들 나이가 어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역할이 생긴다. 감정이 섞인 화를 내지 않을 뿐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말들은 꼭 한다. 선생님께 존댓말 쓰기, 들어올 땐 인사하기, 친구들에게 나쁜 말 하지 않기, 수업시간에 돌아다니지 않기・・・. 이거 어려운 거 아니잖아,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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