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면 톡 하면 터질 것만 같은 그대...
요즘 고 3들이다.
수시는 여름방학 끝나면 곧 시작이고, 수능은 백일 전. 손에 잡힐 듯 다가오고. 국어, 수학, 영어, 탐구과목 어느 것 하나 자신 있는 것도 없고. 내신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교과나 학추는 언감생심 학종 준비한다고 해도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비교과가 괜찮은지 합격이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재수생들의 강세로 수능은 갈수록 좋은 등급 받기가 어려워지고.
잘한다고 해도 6월 모의평가 국어 1등급 3분의 1 정도만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을 정도로 성적의 변동폭은 크고, 좀 한다 하는 과목들도 다달이 모의고사에서 1등급에서 3등급을 횡보하지 시험은 어려운데 잘하는 애들은 왜 이리 많은지 하나만 틀려도 2등급으로 밀리질 않나. 안정된 실력이라는 게 있긴 한 건지 스스로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수시로 60% 이상을 뽑으니 정시에 서울 소재 10개 대학 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조상 3대가 공덕을 쌓아야 한다나. 입시정보가 투명하게 공개가 안되니 도대체 누가 어떻게 대학에 가는지도 모르겠고.. 소문만 무성하고... 수시에 내가 갈 대학은 있는 건지.. 지원자격은 또 왜 그리 높은 건지... 체력은 방전 상태인지 엄마가 챙겨주시는 홍삼을 먹어도 힘이 안 난다. 성적에 맞춰 대학을 들어가고 싶진 않은데. 내 나름의 꿈이 있는데..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제자리 뛰기. 교재값에 학원비만도 엄청나서 부모님께는 면목 없고 그래도 수시 대비 하나도 안 하고 갈 수는 없어 또 학원을 찾고. 논술 문제는 왜 이리 어려운지 글을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겠고 영어에 수학에 지원대학 교수님 보고 시간 안에 풀어 보라고 하고 싶어진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세요 소리가 목젖까지 치밀어온다.
힘들어하는 아이들한테 해줄 말이 없다. 오래 살다 보니 대학 그까짓것 별 거 아니더라 호기롭게 말하지도 못하겠다. 갈수록 입이 닫힌다. 훈수를 두기가 어려워진다. 그래 그래 힘들지? 그래도 시간은 가고 그만큼 우리는 성장하는 거니 오늘을 치열하게 열심히 살자 이렇게 마음으로 중얼거릴 뿐.
대학생 제자가 비타 500을 들고 들어선다. 알바 가는 길이란다. 과외라도 하지, 상하차같이 고되고 힘든 일을 하니? 안쓰러워 물었더니 지방대학생에게 누가 과외를 해요? 오늘은 쌀가마나 없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씩 웃는다.
더 할 말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