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새벽일기

확인이 필요해

by 글쓰는 최집사

나는 늘 확인이 필요한 사람이다.

지금 괜찮은건지, 잘 하고 있는건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도저히 한 발짝도 더 앞으로 갈 수 없다. 확인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다른사람들과 비교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리 만무하고, 나는 나 스스로의 대답이 듣고 싶은 것이므로.


확인의 시점이 왔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기도 하고, 오래 된 것을 떠나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하나에 집중하고 싶기도, 이것저것 다 붙잡고 있고 싶기도 한 순간이다. 나답게 살고 싶다고 선택한 일들은 많지만, 나답게 살기 위한 내면의 준비가 안 된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선택한 방법은 혼자만의 시간이다. 다른 말로는 고립, 로맨틱하게는 여행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박 2일이다. 우기고 떼쓰고 내 맘대로 하면 더 오래도 가능하지만, 그러고 싶은 욕망이 사라졌다. 확인이 우선이다. 장소는 아직도 둘 중에 고민중이다. 바다만 있으면 된다. 가서 뭐 할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계획빌런에게 꽤나 괴로운 일이지만 이번엔 무계획이 계획이다.


몇 시간이고 바다만 보고 있을 수도, 누군가와 내 고민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종일 주절거릴 수도, 어쩌면 숙소에 처박혀서 계속 뭘 끄적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대본을 빨리 완성해야한다는 압박이 큰데, 불안해도 맥북은 가져가지 않을 생각이다. 가서 후회하는 건 아닐까. 백지를 채워넣을 문장들이 마구 떠오르는데, 손에 맥북이 없다면....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가 가져갈 물건은 노트와 볼펜, 옷가지 뿐이다.


막상 날짜가 다가오니 귀찮은 마음도 들고, 그냥 친구랑 같이 가서 놀다 올까도 싶지만 이번엔 기필코, 무조건! 나에게 답을 받아 올테다. 프로덕션 들어가면 확인할 겨를도 없이 달리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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